풍륜(風輪), 영남알프스에 취하다
풍륜(風輪), 영남알프스에 취하다
  • 울산신문
  • 승인 2018.12.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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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 울산시 체육지원과 생활체육담당·관광통역사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도 머물고 가는 영남알프스 주봉 간월산, 지난 주말 광주·전남 자전거 동호인 22명과 라이딩 다녀왔다. "웅장하고 수려한 산, 활력 넘치는 바다, 한국 하천 100선의 태화강 지방공원과 자전거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울산을 전국의 라이더에 알려 관광객이 더 많이 오도록 하기 위해 초청했다"며 친구가 안내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지역 명소도 보여 주며 교류한다면 좋을 것이라는 짧은 생각에 선뜻 대답하고 나니, 걱정이 앞선다. 매일같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는 해도 멀리서 온 손님들을 짧은 시간에 지역 구석구석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이 앞선 탓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기분이 설레기도 했다. 영남알프스를 무대로 금년만 해도 280랠리, 영남알프스산악자전거대회 등 크고 작은 대회가 많이 열려 전국의 라이더가 찾기는 하지만 관광 목적으로 단체를 자전거로 찾아주고 안내도 맡기로 했으니 말이다.

일정과 라이더의 실력을 가름하며 너무 무리하지 않으며 지루하지 않는 길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몇 십번은 족히 달려던 길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피며 사전답사했다. 간월재와 강동정자항으로 정하고 노면이 자갈인지 흙인지 시멘트인지, 주행거리·시간, 사진 찍기 좋은 곳, 위험이 도사린 지점을 살피며 눈으로 익히고 숙달시켰다.

배내골 사슴농장에서 출발, 간월재 임도, 억새 군락지로 올라가서 영남알프스 웰컴센터를 내려오는 코스로 시작, 오르막길은 무난했다. 가파르지도 평평하지도 않으며 꾸준한 경사가 이어짐으로 해서 늦은 가을 오후 산중턱 따사로운 햇살과 오름으로 라이더의 땀방울이 더해져 가쁜 숨을 들이키게 충분했고 약간의 고통도 덤으로 준다.

때 이른 겨울철새 산까마귀가 힘내라 응원해주고 굽이굽이 밟아 올라온 길 뒤돌아 내려 보니 가슴 후련하고 광활한 산자락 한눈에 들어온다. 뿌듯함, 성취감, 행복감에 함성 질러대고 여기저기 사진 찍으며 기록 남기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산중턱 모랭지 지나 응달에는 벌써 겨울을 맞이한 듯 흘러내린 옥수(玉水) 넓은 바위에 살얼음 되어 그 반들거림 석양에 반사돼 눈이 시린다.

간월재 정상 억새군락지, 피어오른 물안개처럼 억새의 하얀 속살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수십 만 평 억새밭의 억새, 억센 바람에 속살 다 날려버리고 가벼운 몸짓으로 모진 바람 이기며 석양을 벗 삼아 여윈 몸뚱아리 군무의 바스락거림으로 즐기는 이 모두 신비로운 바다에 빠뜨려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 성취감에 뿌듯함에 짜릿함에 삼삼오오 어깨동무하며 돌탑, 포토존 주변으로 산꼭대기 삭풍 추위 잊은 채 풍륜(風輪)들, 영남알프스의 절경에 취해 깨어나지 못하더라.

이튿날은 가벼운 걸음으로 강동옛길로 해서 정자항, 주전몽돌 해수욕장을 경유 20㎞ 정도 달렸다. 싱싱한 활어, 대게 등 정자활어센터를 둘러보고 잘 가꾸어진 구암마을 해안도로를 돌아, 당사해양낚시공원에서 비상하는 비룡과 비경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날씨가 쌀쌀했음에도 몽돌 해수욕장에는 주말을 즐기는 인파로 많이 붐비더라.

"퇴직 후 5년째이다. 1년에 자전거로 1만㎞ 이상 달린다. 지금껏 전국의 많은 대회와 관광지를 다녔다. 산의 절경, 바다의 시원함이 있는 울산의 자전거 라이딩 코스는 최고다. 앞으로 투어단을 꾸려 매년 울산을 찾고 싶다"고 한 참가자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이다. 지금은 대중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여행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기회와 같이 직접 와서 보고, 느끼고, 맛보고, 체험을 가짐으로써 얻는 정보,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귀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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