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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반구대 암각화 일대에서 시굴조사를 진행해 통일신라시대 건축물 흔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 오른쪽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석렬.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반구대 암각화 일대에서 시굴조사를 진행해 통일신라시대 건축물 흔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 오른쪽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석렬.

국보 제285호 선사시대 암각화가 있는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일대에서 통일신라 시대 누각을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 흔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지난달 19일부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일대에 대한 시굴조사를 한 결과,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걸쳐 존재한 건축시설 일부와 신라 기와·토기를 찾았다고 19일 밝혔다.

반구대 암각화에서는 그동안 조사를 통해 공룡 발자국 화석이 많이 나왔으나, 건축물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학술발굴조사는 지난 3월 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시행했다. 상반기 조사에서는 국내에서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4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을 포함해 육식공룡과 초식공룡 발자국 48점을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고고물리탐사 결과와 지형조건을 참조해 유적에 대한 잔존 가능성이 높은 곳에 총 9개의 탐색 구덩이를 설치 후 그 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지점에서 통일신라시대 석렬(石列: 돌로 만든 경계)시설과 조선 시대 석렬, 집석 유구(돌무더기 흔적) 등이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 석렬 시설은 현재의 전망대가 자리한 구릉 서쪽 아래 퇴적층에서 확인됐다.

암각화 시굴조사에서 나온 기와의 모습.
암각화 시굴조사에서 나온 기와의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2~3줄로 늘어선 석렬은 모래 사구 위에 지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점토와 목탄, 굵은 모래 등을 섞어 다졌으며 그 위에 건축물의 기초시설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며 "석렬 시설이 구릉과 평행하게 돌아가는 점으로 미루어 낮은 구릉 가까이 있거나 정상부에 자리한 건축물을 보호하거나 경계 짓기 위한 기초 시설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구릉 정상부근에 확인된 집석 유구와 석렬 시설을 통해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되는 건축물이 자리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릉에 자리한 집석 유구 위에서 많은 기와들이 출토됐는데 위치상 주변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누각 형태의 건축물이 있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토 유물로는 신라 고식 막새인 6엽 연화문(연꽃무늬) 수막새, 통일신라시대 8엽 연화문 수막새, 인화문 토기 조각(편), 다량의 기와 조각 등과 함께 분청사기 조각 등 고려와 조선 시대 유물들이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구조물은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문 등과 더불어 이 일대 신라사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가 조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이번 조사 성과와 종합학술연구를 기초 자료로 체계화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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