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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수소 활용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수소 활용 모빌리티 (수소차, 드론 등) 부스를 둘러보다 수소차 넥소에 대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면서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17일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한 달 앞선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총 7조 6,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연간 50만 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5만 1,000명의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겠다고 밝힌 중장기 비전과 맥을 같이 한다. 때문에 이날 문 대통령의 울산 방문에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다가올 수소경제시대의 키를 쥐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2000년 연구개발 시작 특허만 391개
정부가 이번 로드맵의 양대 축으로 내세운 수소차와 연료전지는 모두 현대차그룹이 독보적인 기술력과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특허 전문 정보업체인 E4Tech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현대차의 수소차 관련 특허는 391개로 도요타를 앞섰다. 현재 양산 중인 '넥쏘(NEXO)' 이전 모델인 '투싼 ix FCEV'를 통해 선제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개발 역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연료전지 개발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11월 산타페 모델로 첫 연료전지차를 선보였다. 2008년엔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 등 자체 개발 차량으로 미 대륙을 동서 횡단했다.

2013년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양산 체제를 갖췄다. 투싼ix 수소차를 상용화했고 전 세계적인 친환경차 확대 흐름에 맞춰선 침차게 준비한 차세대 수소차 넥쏘를 지난해 내놓으면서 수소차 대중화에 바짝 다가섰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국내 50만 대 수소전기차 생산 체제가 현실화할 경우 그에 따른 연간 경제 효과는 약 25조원, 취업 유발 효과는 약 2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 넥쏘 올해 판매목표 6천대로 상향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구축한다는 정부 과제도 각종 실증이나 인증, 기술 호환 등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빼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앞서 울산시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실증 사업을 통한 수소사회 구현에 박차를 가하는 MOU를 체결했다. 울산테크노파크 내 수소연료전지 실증화 센터에 구축한 200㎡ 규모의 시설에선 5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 실증 사업이 2020년 12월까지 진행된다. 2019년엔 1MW급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미 수소차 상용 부문에서도 차량 개발 마무리 단계인 현대차그룹은 올해 정부와 손잡고 7개 주요 도시에서 수소버스 보급 사업을 실시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최근 충주 제2공장 기공식에서 "수소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신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퍼스트무버로서 신산업 이끌 것"
현재 생산 능력이 1만 8,000대에 불과한 수소승용차를 2040년 620만 대(내수 290만 대·수출 330만 대) 생산 체제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연간 10만 대의 상업적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수소차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업계는 장기적인 수소 가격 인하로 수소차의 연간 운영비가 전기차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 원가도 천연가스 발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다 계획대로 수소차 10만 대 양산체계가 갖춰진다면 수소승용차 가격이 현재의 반값인 3,000만 원대로 낮아지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보조금은 현재 하이브리드차 정책처럼 수소차 및 수소 충전가격 하락에 맞춰 단계적으로 줄다가 10만 대 양산 시점에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넥쏘의 현재 가격은 6,890만 원∼7,220만 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최대 3,500만 원의 보조금을 모두 적용하면 3,390만∼3,720만 원으로 낮아진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준이다. 넥쏘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949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올해 넥쏘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6,000여 대로 잡았다. 수소차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내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년 판매량보다 6배나 많게 잡은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차와 별도로 오는 2030년 기준 연간 약 20만 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우호적인 시장이 조성되는 만큼 수요는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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