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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눈이었다/실핏줄이 터져 흰 눈자위에 흥건했다//고래의 날을 앞두고/고래가 던진 것이 분명했다//하필 눈일까/작년 눈병 난 시인이 있었다/그 시인은 한 쪽 눈을 가린 채/무엇을 보았을까//고래가 묻는다//고래의 날은/고래를 보호하는 날인가/고래에게 작살을 꽂는 날인가"(오창헌 시 '고래의 작살'중에서)
지역 문화현장을 누비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오창헌 시인이 첫 번째 시집 '해목(도서출판 가을)'을 펴냈다.
오 시인은 갯내음 물씬 풍기는 시인이자 영상시 전문가, 시전 기획자, 지역출판계의 편집자로 지역 문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시집은 총 2부에 걸쳐 고래 시와 바다 시 26편, 자연과 일상을 노래한 시 26편 등 총 52편의 시를 수록했다.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은 물론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다, 고래, 자연을 소재로 담아냈다.


또한 책에는 사진가 권일의 사진작품 17점, 이윤길 선장시인의 고래 사진 2점, '이등병 편지', '가을 우체국 앞에서'로 잘 알려진 김현성 작곡가의 '어머니의 숨비소리', 울산지역에서 활동하는 김학주 작곡가의 '거시기' 등 악보 2점도 수록됐다.
 

안성길 평론가는 "시집을 펼치는 순간 싱싱한 갯내가 훅 얼굴에 끼친다. 평소 시인의 발표작에는 늘 바다 냄새가 난다"며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작가의 작품세계의 지향점은 '삶이 시와 자연스럽게 만나는 그곳'에 대한 치열한 사유다. 또한 그 감각적 표현양태는 여러 작품에 보이는 '숨비소리' 하나로 모인다. 그것은 주어진 삶을 지극히 성실하고 경건하게 살아낸 과정이요 결과가 아니고는 불가능하다"고 평했다.


오창헌 시인은 1999년 '울산작가'로 등단했다.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 '울산작가회의' '울산사랑시노래회' 활동과 '울산작가' 편집주간을 거쳐 무크지 '고래와 문학'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현재는 시 창작 교육, 시노래·영상시 공연, '고래문학제' '고래와 바다 시전(詩展)'을 운영하는 등 지역문학에 애정을 쏟고 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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