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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인 울산시설공단이 경영수익 확대를 위해 3년 전 5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사업이 투자비 회수는 고사하고 시설 유지비도 못 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업 적정성 논란을 빚고 있다.
결과적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을 벌인 셈인데, 문제의 사업은 울산대공원 내 기존 어린이 공작소를 대관시설인 그린하우스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공사비만 5억4,000만원이 들어갔지만, 지난 2년간의 대관수입을 합쳐도 1,000만원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것도 민간 기업이나 단체를 통한 대관 수입이 아니라 울산시 각 부서들이 시청사에 남아도는 회의실을 내버려두고 시민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그린하우스의 대관 실적을 올리는데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 지경이자, 시의회에선 당장 용도를 폐지하고 종전 시설로 환원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손종학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은 6일 울산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울산대공원 그린하우스 개관 수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관 실적 저조에다 갖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며 이 같이 요구했다.

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그린하우스는 울산시설공단이 지난 2016년 5억4,000만원을 들여 종전 어린이 공작소를 리모델링해 2017년 1월 개관한 시설이다.
손 의원은 "그린하우스 대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개관 첫 해인 2017년에는 모두 34건을 대관해 426만5,220원의 수입을 올렸다"면서 "하지만 민간단체나 외부 기관에 대관한 것은 고작 6건에 수입은 243만3,590원에 불과하고, 울산시 각 부서 회의 등으로 대관한 것이 28건이고 지급한 대관료도 183만1,630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실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28건을 대관한 수입은 530만1,960원인데, 민간단체와 외부 기관 대관은 기껏 6건이고, 수입도 360만8,100원에 불과하고,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울산시 각 부서에서 22건을 대관해 사용하면서 대관료 169만3,860원을 지불했다고 손 의원은 전했다.

그는 울산시 각 부서의 그린하우스 대관에 대해 "시청사 회의실이 부족하지 않고, 사용 목적도 특별하지 않은데 굳이 대관료를 지불하며 그린하우스를 이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는 5억4,000만원이나 들여 어린이들이 쓰는 공간을 뺏어 그린하우스로 개조한 정당성 확보와 일정 수입 창출을 돕기 위한 억지춘향격 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그린하우스를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생울타리로 담을 쳐 막아 놓은 것도 꼴불견"이라며 "이는 울산의 끼리끼리 모인 이너서클을 시민이 볼까봐서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각종 은밀한 비밀회의를 감추기 위한 것이냐"며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공사 중인 컨벤션에 대해서도 "지역의 여러 곳에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5억4,000만원을 들여 어린들의 공간을 뺏어 고급스런 회의실로 만든 것도 대표적인 세금 낭비 사례"라고 꼬집었다.

손 의원은 "그린하우스는 불순한 의도로 조성됐고, 유지비도 건질 수 없는 기대 이하의 수입으로 운영한다면 세금낭비만 초래할 것"이라며 "현재 용도를 폐지하고, 맘 센터나 어린이 공작소로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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