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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바위 게임 마이클 슈왈비 지음·문예출판사·496쪽    불평등의 심각함은 무엇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가 출판하고 미국의 10개 대학 이상에서 10년 이상 불평등 과목의 교재로 사용된 '야바위 게임'이 도입부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슈월비는 '있는 자'들이 조작하는 '야바위 게임'의 진실을 4가지 법칙 '게임을 조작하라!' '상상력을 억압하라!' '행동을 제약하라!' '젠더와 인종에 대한 차별을 이용하라!'를 통해 보여준다.
 단순히 누군가가 돈이 많다는 사실로는 불평등이 유지되지 않는다. 첫 번째 법칙인 '게임을 조작하라'는 불평등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만들라는 의미로 최저임금, 이민 정책, 무역협정 등을 불평등하게 만들어 다수의 사람이 그를 준수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슈월비는 나머지 3가지 법칙을 덧붙여 어떻게 사람들이 불평등한 규칙에 순종하게 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 구조를 본 독자들이 불평등을 해결할 상상력과 대안을 찾고자 하는 용기를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 아인슈타인은 왜 양말을 신지 않았을까 크리스티안 안코비치 지음·문학동네·384쪽    천재 중 천재 아인슈타인. 그런데 일상생활은 엉망이었다. 패션 감각은 테러리스트에 가까웠고 머리는 늘 헝클어져 있으며, 양말은 거의 신지 않았다.
 왜 양말을 신지 않느냐고 물으면 "양말은 구멍만 나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한다.
 독일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이런 행동에서 천재성의 근원을 찾는다. 그가 기존 물리학 이론을 송두리째 뒤집는 상대성 이론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관습을 거부하는 이런 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두뇌와 몸이 긴밀하게 상호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흰 가운을 입었을 때, 검은 양말을 신었을 때 우리의 행동 양태가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실험 결과 등을 통해 설명한다.
 찡그린 상태에서 웃긴 만화를 읽으면 웃음을 짓기 어렵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책만 읽는 아이들보다 창밖을 멍하니 응시하는 아이들이 집중력이 더 좋은 이유도 알려준다.

 

#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악아 지음·봄름·240쪽    카카오 브런치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여성들의 폭풍 공감과 박수를 자아냈던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는 저자가 '아가'에서 '악아(惡兒, 나쁜 아이)'가 되길 자처하면서 발생하는 파란만장한 시월드 생존기가 담겨 있다.
 그녀는 '나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하다'는 며느리 행동 강령에 따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고 또 참으며 살겠노라 다짐하고 부단히 애를 쓰며 살아간다. 하지만 강요받은 희생과 일방적인 인내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사랑받는 며느리를 목표로 하면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지만 제일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저자는 "나만 참으면 '나를 뺀' 모두가 행복하다"는 삶의 진리를 터득한 순간,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나답게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결혼이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상처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을 권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가족도 손님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상처받으며 살아가기보다 더 명확하게 선을 긋고 내 마음을 지켜내는 삶을 유쾌 통쾌하게 보여준다.
 

#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김총기 지음·다반·280쪽    갑자기 투덜거리며 짜증을 내고 별 이유도 없이 눈물을 흘리거나, 느닷없이 불안해하는 사람들. 지치고 힘든 마음, 외롭고 슬픈 마음을 부여잡은 채, 자책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묻는다. "그게 정말 당신 마음이 맞나요?". 우리는 '나' 혹은 '내 마음'이라는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때때로 변하고 아예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종종 엉뚱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안고 신음하거나 엉뚱한 것을 품고 괴로워하고, 엉뚱한 것을 위해 몸 달아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짜 '나'가 무엇인지, '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혼동하게 된다. 이것은 분명 우리 모두의 마음이자 우리 모두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아파하고 조금씩은 지쳐가고 있던 원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것인지, 그럼 도대체 진짜 나의 마음이란 무엇인지를 찾아가기 위해, 저자는 '마음의 경계'라는 모호한 개념을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좀 더 힘 있게 이야기한다. "맞아, 그거 사실 네 마음이 아니야"라고.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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