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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은 모처럼 찾아온 3일간의 황금연휴였다. 예년 같으면 포근한 날씨에 봄소식까지 더해져 울산시민들의 나들이 인파를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일요일까지 3일 동안 미세먼지로 숨쉬기 답답한 주말 연휴가 이어졌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중서부지역과 일부 남부 지역에서 대기가 정체해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돼 농도가 높았다"며 "다만 남해안 지역은 저녁부터 비가 내려 농도가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답답한 하늘을 보며 매일을 보내야 하는 상황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이 때문에 울산도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강원도, 제주도 등 5개 시도와 함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시행에 들어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말 동남권 지역 맞춤형 고농도 미세먼지 총력 대응, 유역단위 거버넌스 강화, 남강댐 상류 수질개선사업 추진 등 2019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낙동강청은 3대 주요 정책목표로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지역민과 함께하는 낙동강 공동체 구축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환경구현 등을 제시했다.

세부 계획에서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동남권 미세먼지 대책 협의회'의 구성과 동남권 맞춤형 미세먼지 저감방안 연구 추진 등이 눈에 띈다. 이제 미세먼지는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 등에서는 대중교통 요금 면제 등 현실적인 대안까지 정책으로 실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울산은 그동안 경보 수준에 그쳤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오래전 울산시 미세먼지 예보 및 경보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미세먼지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울산의 경우 미세먼지의 주범이 중국이 아니라 산업체라는 점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울산의 대기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미세먼지 발생은 위험수준이다.

울산의 경우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초미세먼지로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해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강력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울산시의 대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연중 추진 중인 '민·관합동 도로변 재비산먼지 제거대책' 및 '민·관 합동 사업장 주변 재비산먼지 저감 실천운동'도 적극 추진하고 있고 미세먼지 주의 특별 강조기간 운영과 친환경자동차 보급사업 추진, 미세먼지 경보제 상황실 운영 및 시민행동요령 전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울산의 미세먼지 수준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대책이다.

무엇보다 울산시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미세먼지대책은 과거와 다른 수준이다. 올해 최악의 미세먼지 속에서도 비상저감대책이 없어 특별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울산시가 관련 규정을 만들고 대책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울산시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관계 기관의 긴밀한 협력으로 단기적 초미세먼지 발생량을 최대한 저감한다는 방침이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종전의 미세먼지 주의보·경보제 시행과 더불어 일정 수준의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하거나 예측될 경우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은 전일 오후 5시에 발령요건을 검토해 저감 조치 시행을 전파하게 되며 해당 행정·공공기관, 사업장, 건설공사장 등 참여대상은 다음날 06시부터 21시까지 저감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주요 조치 내용은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사업장·공사장 가동조정' '도로 청소차 운영 확대' 등이 있다.

최근 5년간 울산지역 미세먼지 농도(환경기준 50㎍/㎥)는 2012년 46㎍/㎥, 2013년 47㎍/㎥, 2014년 46㎍/㎥, 2015년 46㎍/㎥, 2016년 43㎍/㎥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는 직경이 2.5㎛ 이하의 입자로 신경계 독성물질인 납과 비소 등 중금속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초미세먼지를 석면, 흡연과 같은 등급의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입자가 매우 작아 코나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 끝까지 이동, 호흡기 계통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지만 당국의 대책은 고작 위험성을 알리는 예보에만 그쳤다. 미세먼지가 매년 되풀이될 게 뻔한데, 그때마다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 등 주의만 당부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울산시는 지난해 10월부터 6억 3,000만 원을 들여오는 실시간 유해대기 측정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도입한 이 시스템의 가동으로 울산 악취 배출원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됐다. 울산시는 또 도심과 공단 경계지역 등지에는 무인 악취 포집기 24대와 악취 모니터링 시스템 9기 등 악취 측정장비 인프라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점검과 저감대책 시행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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