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지원금, 형평성 맞게 고쳐야 마땅하다
원전지원금, 형평성 맞게 고쳐야 마땅하다
  • 울산신문
  • 승인 2019.03.1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전 지원금 문제가 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울산 지역 전체가 원전 영향권에 들어가 있음에도 원전지원금은 원전소재지인 울주군에만 지급되는 불합리한 실정에 대해 지역 지자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울산 중구를 중심으로 남·동·북구가 원전 지원금 관련 제도 개선 운동을 함께 진행하면서 부산과 포항 등 비슷한 처지에 놓인 타 도시 지자체의 동참을 유도, 이번 문제를 전국적인 사안으로 확대시킴으로써 법 개정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에는 울산의 중·남·동·북구 등 4개 기초단체가 '원전 관련 불합리한 제도 및 규제개혁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지난 2014년 방사능방재법이 개정되면서 원전 관련 업무가 원전소재지뿐 아니라 인근 지자체까지 확대됐지만, 정작 원전지원금 관련 제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다. 개정된 방사능방재법에선 기존 8~10㎞였던 비상계획구역을 최대 30㎞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울산의 경우 원전소재지인 울주군 외에도 중구를 비롯한 울산 지역 4개 구가 해마다 방사능 방재 계획을 수립하고 울산시에 제출,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 주민 보호 훈련을 연 1회 이상하고, 방사능 방재 장비 확보와 관리, 방사능 방재 요원 지정과 교육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지원금의 근거법령인 '발전소주변지역법'이나 '지방세법'은 개정되지 않아 4개 구 모두 지원금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현재 발전소 소재 지자체와 발전소 반경 5㎞ 이내 읍·면·동에만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 탓에 업무는 대폭 늘었으나,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구는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2월 원전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업무를 이끌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비슷한 상황인 남·동·북구에 동참의향을 얻어내 이번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4개 구는 현재 국내 방사능방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전국협의체 조직구성,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처리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울산 중구가 앞장섰지만 사정이 비슷한 자치단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울산 남·북·동구와 부산 해운대·금정구, 포항시, 양산시, 삼척시, 고창군 등 14개 지자체가 동참의사를 보이거나 함께할 뜻을 내비친 상황이다. 현재 관련 법에 따라 원전 지원금을 받는 지자체는 울주군, 기장군, 경주시, 울진군, 영광군 등 5곳이다. 지난해 울주군에 지급된 각종 원전 관련 지원금은 269억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경우 부산보다 원전의 위험성이 큰 지역이다. 아래에 고리원전이 위치해 있고 위로는 월성원전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한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월성·고리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근 지역에서 최대 72만여 명의 사망자와 최대 1,019조 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충격적인 이 자료에 따르면 가정이긴 하지만 원전 피해가 예상보다 광범위한 것이어서 울산 시민들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울산 중구 관계자는 "울산을 비롯한 원전 인근 지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헌법상 권리인 '환경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해왔다"며 "여기에 비상계획구역의 확대로 원전 관련 의무까지 늘어난 만큼, 지원금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 지자체들이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북구지역 주민들이 경주 시민들보다 월성원자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일이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이 밝힌 이 자료는 울산시민 뇨시료 삼중수소 분석결과를 토대로 나온 점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전민간환경감시센터에 의뢰해 강동동에서 화봉동까지 북구(12명)와 언양, 두서 울주군(2명) 등 총 15명 주민의 뇨시료를 분석했다. 울주군 주민은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북구 주민 12명 가운데 8명에서 삼중소수가 검출돼 66.7%의 검출률을 기록했다. 월성원전과 7.9km 거리에 거주하는 84세 주민이 4.35Bq/L로 가장 높았고, 16.9km 거리에 있는 55세 주민이 0.84Bq/L로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원자력의학원 등이 조사한 경주시내 삼중수소 검출률 18.4%보다 높은 수치다. 

수치로 입증됐지만 울산의 경우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전 지원금이나 여러 가지 보상적 지원은 당연한 조치다. 금전적 지원 이외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정적인 운용이다. 거대한 원전 두 곳의 샌드위치에 놓여 있는 울산은 실질적으로 피해의식만 있지 대책이 없는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에너지 계획에 동참해 원전의 추가건설 등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왔다는 점에서 울산 기초단체들의 확대 지원 요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