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물어 본다
안부를 물어 본다
  • 울산신문
  • 승인 2019.03.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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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대 울주군 도서관과장

출근길이 평소와 다르게 차가 많이 밀린다. 앞에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내 나름대로 추측을 하다가 결국 교통사고 현장을 지난다. 한 곳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추돌한 차량이 길가에 멈춰 서 있다. 새벽을 전후로 해서 조금 내린 눈이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소방차량과 순찰차가 바쁘게 달린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사무실에 출근하니 일찍 출근한 직원들이 염화칼슘을 차에 싣고 제설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관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한 동향보고가 그 뒤를 잇는다. 작은 눈에도 교통사고는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강설대비에 대한 공문은 이미 왔다. 눈이 대한 사전대비를 하여 피해예방에 철저를 기하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출근길 교통소통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제설작업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여름 장마와 겨울의 눈은 사전대비가 참으로 어려운 자연재해이다. 그래도 공무원들은 그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필자도 직원들과 함께 제설자재와 장비를 점검하고 사전에 취약지역을 점검했다.

그날 전국 곳곳이 크고 작은 교통사고로 얼룩이 졌다. 밤사이 비나 눈이 와 기온이 떨어지면서 생긴 블랙 아이스 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블랙 아이스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 표면의 작은 틈새로 스며든 눈이 얼어붙거나, 녹은 눈이 얼어 얼음층을 만드는 현상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다리 위나 터널 입구, 응달 등에서 잘 생기며, 이런 현상은 겨울이면 반드시 생겨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빙판길에서의 운전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빙판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운전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필자는 운전병으로 군복무를 하였다. 일병을 달고 운행을 나갔다가 블랙 아이스를 만나게 됐다. 임무를 마치고 부대로 귀대하는 중이었는데 산모퉁이를 돌자 응달이 빙판이었는데 그것을 미처 알지를 못했다. 차가 미끄러지자 본능적으로 브레이크에 힘을 더 주었다. 그러나 미끄러지는 차는 멈출 줄 모르고 가로수 나무를 받고 두 바퀴를 돌고서야 가까스로 멈추었다. 다행히도 논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하면 아찔하다.

그 사고로 하나 배운 것이 빙판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면 절대로 급브레이크를 꽉 밟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바퀴가 마찰을 받을 수 있도록 더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 쉬울 것인가. 당황하면 브레이크에 더 힘을 주게 되는데 말이다.

그때의 트라우마가 지금도 남아 있어 겨울에 도로에 나서면 늘 노면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빙판길에서는 핸들 조작이 어려운 데다 제동거리도 4배나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돌거나 앞차를 들이받을 수밖에 없어 겨울에 운전을 할 때는 타이어 마모와 브레이크 등을 사전에 점검하여야 하며, 기상상태도 알아야 하고, 안전거리 확보와 서행 운전, 전방 주시 등 안전수칙을 잘 지켜 운전을 해야 한다. 물론 음주 금지와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일 것이다.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다행히도 빙판길 사고는 없었다. 겨울을 잘 보낸 이들은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답고 빛나는 봄을 마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봄,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 주위의 이웃들에게도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가져 함께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봄이 찾아 온 것을 먼저 알고 황어가 태화강을 점령했다. 봄이 오면 황어가 찾아오고, 겨울이 다가오면 연어가 태화강을 찾아온다. 황어떼를 보니 며칠 전 방류한 어린 연어가 돌아오는 날도 멀지 않았으리라. 자신들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귀소본능(歸巢本能)이리라. 그렇게 태화강의 주인들은 고향을 잊지 않고 찾아오고 있는데 정작 우리들의 고향은 잘 있는지 몰라 안부를 물어 본다.            

"봄이다. 나의 고향아, 너는 잘 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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