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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에 소재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사업장간 협업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 등을 목적으로 한 협의체를 발족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말 신동빈 회장 복귀와 함께 '5년간 50조 원 투자' 계획을 내놓을 당시 최대 수혜지로 부각됐던 울산에서 이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울산투자에 대한 롯데 측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27일 울산롯데호텔에서 '울산지역 롯데 계열사 협의체' 발족을 위한 비공개 미팅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12개 롯데계열 가운데 롯데호텔, 롯데쇼핑㈜백화점, 롯데쇼핑㈜롯데마트, 롯데카드㈜,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케이피켐텍, 롯데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 롯데손해보험㈜ 등 10개 지사·지점의 대표 및 임직원이 참석했다.

롯데케미칼㈜, 롯데컬처웍스는 해당 지사측의 주요 일정상 불참했지만 협의체 구성에는 동참하기로 했다. 이날 만난 참석사들은 협의회 구성 및 활동 계획을 공유한 뒤 의장, 계열사별 책임 실무자 등을 선출하고 발대식을 가졌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롯데지주가 소재해 있는 부산에서만 협의체를 운영해왔다. 부산에서는 28개 계열사 지사가 참여하고 있고, 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거나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롯데계열사 울산 대표들의 협의체 결성으로 그룹 측의 울산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화학과 건설, 유통 및 관광·서비스 부문에 5년 동안 5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올해만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2016년 투자금액인 11조 2,0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채용도 확대한다. 롯데는 올해 1만 3,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매년 규모를 늘려 2023년까지 7만 명을 고용할 방침이다.

롯데비피화학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이 수 천억 원대 규모의 대규모 증설를 확정하면서 롯데그룹은 울산 투자를 시작한 상태다. 실제 롯데그룹과 영국 BP화학 간 합작사인 롯데BP화학은 울산공장에 1,8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증설투자를 확정했다. 롯데BP화학은 이에따라 올해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울산공장 유휴부지 2만 8,000㎡에 초산과 초산비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시험가동을 거쳐 오는 2021년 1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BP화학은 이번 증설투자를 통해 7,000억 원에 이르는 연 매출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매년 6,000억 원 대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와 50명의 직접고용, 연간 1,900여 명의 간접 고용효과가 예상돼 어려운 지역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500억 원 규모의 울산 PIA(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기존의 약 46만t 생산설비 규모를 약 84만t으로 늘려 세계 1위 PIA 공급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설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시작된데 이어 이번 협의체가 신설되자 지지부진했던 울산 현안산업 재개를 위한 재검증도 절차도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는 롯데가 추진 중이지만 사실상 진척이 없는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북구 강동리조트 개발 사업 재개를 기대해왔다.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은 롯데 측이 총 사업비 2,52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환승센터를 짓는 것으로, 올 초 건축허가까지 났지만, 롯데 측이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강동 리조트 개발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북구 정자동 10만 8,985㎡에 3,1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294실의 콘도와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장, 오토캠핑장, 복합상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2007년 2월 공사에 들어갔지만, 공정률 37% 상태였던 2009년 6월 사실상 공사를 중단했다. 이 때문에 강동 해변 일대를 대규모 복합 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하려던 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협의체는 한 그룹이지만 각자도생하고 있는 계열사 사업장들이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사회공헌도 함께 하는 등 상호소통하고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구성됐다"며 "당장 그룹내 주요사업에 대해 공동 논의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만든 기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협의체의 기능을 특정 영역에 국한시킨 상태도 아니니, 앞으로 활성화 여부에 따라 기구의 역할은 충분히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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