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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돈 물고 다니는 개' 캐릭터.
남구 '돈 물고 다니는 개' 캐릭터.

울산 남구가 특허까지 출원한 장생포 상징 캐릭터 '돈 물고 다니는 개'가 구설을 낳고 있다. 한때 울산에서 회자되던 '장생포에는 지나다니는 개도 1만원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속되고 통속적인 말을 굳이 지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내세울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또 고안된 캐릭터 디자인도 조악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남구는 '복'과 '부'를 가져다 주는 캐릭터로 스토리텔링 했고, 예산상의 한계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따랐다는 입장이다.


21일 남구에 따르면 '장생포 돈을 물고 있는 개' 캐릭터의 상표와 디자인이 내년 상반기 특허 출원된다. 남구가 용역비 900만원 들여 완성한 이 캐릭터는1980년대 장생포 포경산업이 성행하던 시절 '지나가던 개도 돈 만원을 물고 다닐 정도로 부유했다'는 장생포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고래와 더불어 남구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관광기념품으로 제작, 관광콘텐츠 및 홍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포경이 호황을 누리던 한때를 우스개로 표현한 속된 말을 지역 상징으로 개발한 행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이 표현은 장생포는 물론, 거제와 주문진 등 어촌마을과 태백, 정선 등 강원도 탄광지역 등에서도 부유하고 화려했던 시절을 비유하며 통속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장생포만의 차별화된 상징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구의 '돈 물고 다니는 개' 캐릭터 개발 소식을 접한 한 구민은 “민간에서 진행했다면 모르겠으나, 공공기관에서 굳이 나서 개발해야 하는 적절한 아이템이었는지 의문이다"며 “또하나의 애물단지가 탄생한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일각에서는 캐릭터 디자인의 조악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예산이 90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조악하기 그지 없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일본의 손짓하는 고양이(마네키네코)처럼 시대적 배경을 기반으로 '부(副)와 복(福)을 가져다준다'는 기복신앙의 상징적 의미를 스토리텔링에 담았다"며 “정겹게 표현하고자 했지만 예산상의 어려움이 존재했고, 3D로 형상화된 제품은 더 나은 만큼 지역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6년 남구는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돈을 물고 있는 개' 조형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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