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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는 울산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인구가 줄고 울산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외인 곳이 바로 북구다. 북구는 수년 전부터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머잖아 울산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도시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팽창하는 도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도시기반시설이다. 울산 북구 곳곳에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중산 매곡지구와 송정지구 일원에서는 입주민들의 민원이 대거 속출하고 있다. 수천 세대가 입주한 중산동 내 인구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턱없이 부족하고, 인근에 위치한 오토밸리로 차량 증가에 따른 소음공해 등 여러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송정지구는 아ㅖ 도시기반시설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산동 내에는 최근 5년간 오토밸리로 줌파크, 오토밸리로효성해링턴플레이스, 일동미라주 1·2단지 등 총 3,270여 세대가 들어섰다. 곧 미라주 3단지가 입주하면 4,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가 형성된다. 여기에다 2021년 준공 예정인 에일린의 뜰을 합하고 앞으로 2년 내 중산동 일원에 들어서는 신규 아파트를 포함하면 무려 8,400세대가 된다. 가히 신도시라 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해당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은 신설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는 것을 감안한다면 젊은 세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데, 지금도 학생 수가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현존하는 학교만으로는 학생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인근에 위치한 중산초등학교 학생 수는 1,079명이다. 1학년의 경우 12개 학급으로, 한 학급당 30명 정도로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타 학교의 경우 한 학급당 20~23명인데, 중산초 1학년의 경우 12개 학급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라면서 "학생 수가 타 학교보다 많다 보니 학생 관리 차원에서나 수업의 질적인 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학교 신설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산초의 3학년 이하 학생 수가 690명으로 전체 64%를 차지하고 있어 이 학생들이 졸업하면 갈 중학교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중산초의 경우에도 학생 수가 급증해 당초 학급보다 더 늘렸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입주 세대들이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낮아 초등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런 추이로 간다면 초등학생이 중학교에 입학할 땐 과부화가 걸릴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신설 아파트가 대거 들어설 예정인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초등학생 과밀현상 해소를 위해 인근에 초등학교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학교의 경우 호계·중산 학교군 내 기존 중학교 신·증설에 따라 동일 학교군 내에서 증가되는 학생 배치가 가능해 신설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정은 송정지구도 마찬가지다. 송정지구 입주민들은 도서관이나 문화체육시설 등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 없고,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도 아파트 입주 날짜를 고려하지 않아 이용에 있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각 단지마다 어린이집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원하지 않아 타 지역으로 아이들을 보내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입주민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시설이라면 입주 날짜에 맞춰 이용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한 입주민은 "고헌초에 대한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는 말은 들었지만 입학식 때 보니 포크레인 작업 등 공사가 한창이어서 마음이 편치 않더라"면서 "혹여나 다칠까 매일 등하굣길을 함께하고 있다"고 불안함 마음을 전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내 대규모 아파트들이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도로 및 교통, 공원 등 각종 기반시설과 공공시설 등이 부족해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인근에 공사 자재 등이 무방비로 방치돼 있어 신설 아파트 단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악취가 나는 등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구 내 곳곳에 설치된 신호등은 작동되지 않는 것도 있어 보행자들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도로 양쪽으로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 주차장으로 전락했으며, 아파트 인근에 마련된 버스정류장도 주차된 차들이 점령해 있는 상태다. 

송정지구와 중산 매곡지구의 신도시는 소음공해도 문제다. 오토밸리로의 차량이 증가하면서 제한 속도 등이 현실에 맞지 않게 책정된 데다 방음벽도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신도시에 걸맞는 인프라와 생활민원 해소가 선행되어야 북구의 성장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살펴야 할 시점이다. 북구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원이 장기화되면 울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북구의 미래는 긍정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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