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물 제173호  울주 망해사지 서·동쪽 승탑 .
보물 제173호 울주 망해사지 서·동쪽 승탑

승탑은 승려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셔두는 곳이다. 울산지역에는 보물 제173호로 지정된 울주 망해사지 승탑 2기가 있다. 울주군 청량면 망해 2길 102에 위치한 망해사지 승탑 2기는 망해사(望海寺)터에 남아 있던 유물이다.

# 망해사지 승탑 2기
'삼국유사(三國遺事)'기록에 의하면 망해사는 신라 헌강왕(憲康王: 재위 875~886)시기, 동해용을 위해 세운 절이라 한다. 그 이후의 기록은 전해지지 않아 자세한 내력은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와 폐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망해사지의 승탑은 동서로 건립됐다.  동쪽 승탑은 무너진 것을 1960년대 복구했다. 동승탑의 옥개석 파손과 서승탑의 상륜부가 결실된 것 이외에는 비교적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서로 규모와 양식이 같으며, 각 부분이 8각으로 이뤄져 있다. 지대석은 4매의 사각형 돌로 결구(結構)했다. 하대석은 2단 형식으로, 하단에는 1단의 괴임을 두고 각 면에 안상(眼象)을 장식했다.

# 전체적 구성·조각수법은 아쉬워
안상 위에는 겹잎 8엽의 내림연꽃(꽃부리가 아래로 향한 연꽃)을 돌려 장식하고, 모서리에는 귀꽃을 배치했다. 중대석은 낮게 마련됐으며, 각 면에 우주를 조각했다. 상대석은 하부에 각형 3단의 받침을 마련한 뒤, 올림연꽃(꽃부리가 위로 향한 연꽃)을 이중으로 장식했다. 탑신석은 각 면에 우주를 세우고, 4면에는 문(門)모양을 표현했으며, 상부를 동그랗게 호형(弧形)으로 했다.
일반적으로 문 안에는 자물쇠나 문고리를 표현하지만, 망해사지 승탑에는 표현되지 않았다. 옥개석은 하부에 좁은 각형 1단과 넓은 호형 1단 받침을 마련하고, 다시 낮은 각형 1단의 받침을 뒀다.


지붕면은 정상부에서 내려오면서 급경사를 이루다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처마 쪽으로 내려간다. 처마 끝에는 풍탁을 달았던 구멍이 남아있다. 두 승탑은 탑신 괴임에서 세부적인 석재의 가공수법이 차이를 보이는데, 동승탑의 탑신 괴임 하단부가 서승탑과 다르게 각형 1단의 괴임대와 안상이 장식된 하부에 1단의 받침이 없다. 이는 두 승탑이 동일한 장인집단에 의해 약간의 시기의 차이를 두고 건립됐거나, 설계나 돌을 다루는 기술 차이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망해사지 승탑은 통일신라 말기에 건립된 승탑의 양식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망해사가 헌강왕대에 창립된 것으로 볼 때, 그 시기는 9세기 후반 경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조각수법이 다소 빈약하지만 각 부의 비례가 보기 좋은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