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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당초 계획한 KTX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을 뒤집고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섰다가 울산시의 반발과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자 결국 사업 추진을 원점으로 돌렸다.
 주상복합으로 사업 변경은 백지화하고, 다시 환승과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겠다며 울산시에 손을 내민 것이다.


 울산시는 롯데가 지속적으로 사업 계획을 뒤집어 신뢰를 져버린만큼 이번에는 최고위층 경영진과 확약을 맺는다는 입장이다.
 21일 울산시에 따르면 롯데 측이 최근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관련해 '개발계획 변경(안)'을 시에 제시했고,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 변경은 환승(3만4,000㎡)과 상업시설(4만3,000㎡) 면적을 최초 계획대로 유지해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짓겠다는 것이다.
 다만 환승과 상업시설 2개 주차장 가운데 일부(416면)를 줄이고 테마 쇼핑몰을 새로 넣겠다는 계획이다.


 또 처음에 계획한 영화관은 빼기로 했다.
 영화관을 빼고 주차장을 줄인만큼 테마 쇼핑몰을 넣는다는 계획 변경으로, 아웃렛과 쇼핑몰, 테마쇼핑몰(전용면적 1만㎡)이 들어서게 된다.


 롯데 측이 제시한 총사업비는 3,100억원 이상이다. 주차장을 줄이면서 건축 연면적은 다소 줄었지만 물가 상승분 때문에 총사업비는 당초 계획보다 600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울산시는 롯데의 이 같은 사업 변경 계획안에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2015년 6월 울산시에 아웃렛과 영화관 등이 복합된 환승센터를 짓겠다는 사업을 제시했다.


 이에 울산시는 역세권 환승센터 부지 3만7,000㎡를 561억원에 롯데에 매각했고, 사업 추진은 탄력을 받는듯 했다.
 그러나 주차장 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불경기가 이어지자 롯데는 올해 2월 돌연 복합환승센터 대신 800세대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팔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30년간 임대한 국유철도부지(주차장 3만7,663㎡)에 당초계획안 대로 환승시설을 조성해 관리권을 철도시설공단에 넘기고, 울산도시공사에서 매입한 환승지원시설 부지(3만7,732㎡)의 용도를 변경해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원래 계획이던 아웃렛·영화관·쇼핑몰 등은 사업 자체를 아예 포기하거나 축소한다고 했다.


 이 같은 롯데의 말바꾸기에 뒤통수를 맞은 울산시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복합환승센터 사업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파격적인 가격에 해당 부지를 매각한 울산시는 롯데 측의 아파트 장사를 두고 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심지어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포기한다면 해당 부지를 다시 넘기고 떠나라며 롯데 측에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롯데 측의 사업 변경에 지역 여론도 들끓었다.
 역세권 상인들은 롯데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울주군수와 시의회까지 나서 롯데를 압박했다.
 결국 롯데 측은 최근 주상복합 아파트로의 사업 변경을 전격 백지화하고 사실상 울산시에 투항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강동권 개발에서도 리조트 대신 레지던스를 짓겠다고 하고, 복합환승센터 역시 한차례 말을 바꾼 만큼 신뢰관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롯데 최고위 경영진의 확약이 있어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확실한 사업 이행 약속을 전제로 롯데가 줄이겠다고 계획한 주차장 규모는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테마쇼핑몰 입주 업종이 인근 상가와 중복되지 않도록 특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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