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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는 23일 울산시청 앞에서 울산레미콘노동자 적정운송비 쟁취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덤핑경쟁 중단 및 적정운송비 보장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는 23일 울산시청 앞에서 울산레미콘노동자 적정운송비 쟁취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덤핑경쟁 중단 및 적정운송비 보장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지역 레미콘 업계가 시멘트 공급업체와 건설기계노동자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시멘트 공급가 인상과 운송비 인상 요구가 맞물리고 레미콘 공급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울산 지역 각종 건설, 건축 현장에서 공사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울산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 소속 16개 레미콘 제조공장은 25일까지 사흘간 레미콘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레미콘 생산 중단은 시멘트사들이 시멘트가격 인상 요구에 더해 공급량까지 제한한 데 따른 불만이 누적된 결과란 게 레미콘업계 설명이다. 시멘트사들은 작년 10월 전력비용과 유연탄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시멘트가격을 t당 6만 원 중반대에서 7만 원 내외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울산 일대 레미콘사들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골재 값, 운반비 인상 등을 이유로 들며 시멘트사의 인상 요청을 지속적으로 거부해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시멘트사들은 최근 시멘트 출하물량을 하루 평균 30t으로 제한했다. 이에 맞서 울산 레미콘사들이 아예 공장을 멈춰 세웠다는 전언이다.

울산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는 "시멘트 업체가 공급 단가를 인상해 채산성이 악화하고 시멘트 공급이 충분히 하지 않아 물량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레미콘 공급 중단 이유를 밝혔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바닷모래 채취 중단에 따른 골재 값 인상에 시멘트 단가까지 올라가면 울산 레미콘사들의 지속 경영이 어려워진다"면서 "이번 가동 중단은 우리 레미콘사들의 강경한 입장을 시멘트사들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이하 울산건설노조)는 23일 울산시청 앞에서 레미콘노동자 적정운송비 쟁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25일까지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레미콘노동자들은 최근 건설경기 둔화로 4인 기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고 적정운송비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 레미콘제조사는 더 이상 과열경쟁을 자제하고, 협정가에 준한 생산납품을 하라고도 주장했다.

이 때문에 울산 남항과 북구 송정지구, KTX울산역 역세권 공사 현장 등 지역 곳곳의 건설, 건축 현장에 시멘트 공급이 전면 중단돼 공사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관련 작업이 마무리된 곳이 많고, 일부는 공사 일정을 조정해 별다른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상황이 길어지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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