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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님과 동동이들을 만나게 위해 농서초등학교 5학년 6반을 찾았다. 환하게 웃으시며 비타민 음료를 대접해주시는 김상미 선생님의 모습은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틀려도 괜찮아' 표지만큼이나 커다랗게 와 닿았다. 인터뷰 자체가 부담스럽고 기사화 된다는 것이 부끄러워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동료 선생님들의 격려에 용기를 얻으셨고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 생각하셔서 응하게 됐다는 말씀에 겸손함까지 느껴졌다.


고3시절 저녁 도시락을 먹고 나면 교실의 커튼을 다 치고 촛불 하나 켜고 담임선생님께서 좋은 생각에 나오는 글귀를 매일 읽어 주셨다고 한다. 감수성 예민하고 대입이라는 부담감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은 그 영향으로 교대를 지원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다고 한다. 선생님의 삶에는 항상 책이 함께 한다. '하루 나이 독서'라는 책을 읽고 책을 좋아하게 됐고 휴직기간에 읽었던 모든 책들을 통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책 하나만 좋아해도 나중에 어른이 돼서 충분히 살아갈 힘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은 초등 공부는 책읽기가 습관이 돼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또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학생들은 주도적이지 못하고 이끌려간다. 하루하루 생활이 빡빡하니 그냥 이끌려 가는 게 안타깝다.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에게 멍 때리는 시간을 준다면 스스로 결정하고 생활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김상미 선생님만의 독특한 소통방식은 첫 번째 밴드활동이다. 일기를 쓰듯 매일매일 학생들의 학교 생활 모습을 기록하신다.


학부모님께 아이들과의 관계를 알리고 밴드를 통해 부모님들은 궁금한 아이들의 학교 생활 모습을 확인하신다. 댓글은 달지 않는 밴드다. 이 밴드의 이름이 마나님과 동동이들이다. 마음을 나누는 선생님과 동거동락하는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인터뷰 내내 선생님께 느껴지는 따뜻한 마음의 정체는 바로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고 생활에서 인성을 기르도록 하는 선생님의 교육철학이었다. 두 번째는 백일잔치다. 처음 만난 3월4일부터 백일이 되는 날 그리고 미션으로 주어진 책읽기가 끝나면 함께 잔치를 하고 아이들과 쑥을 캐러 나가기도 하는데 함께 캐온 쑥으로 절편을 해 먹곤 한다고 한다.


선생님은 스스로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그리고 같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내가 아니라 나도 해야 한다는 생활적인 면에 집중하는 교육을 하신다. 그러다보니 서로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열심히 하는 '틀려도 괜찮아' 우리는 다를 뿐이야를 학기 초부터 심어주려고 노력하셨다고 한다. 아직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친구들도 있지만 폐쇄적인 아이가 마음이 너그러워지면서 다른 학년에 올라가면 마음이 또 너그러워지는 힘이 생길 것이라 믿고 계신다. 그 여파가 점점 커져서 아이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학교 생활하기를 바란다고 당부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선생님의 따뜻하고 간절한 마음을 이 지면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선생님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눈빛을 가득 담아 와서 정작 몇 글자로 풀어내자니 송구할 따름이다. 집보다 더 오래 머무는 학교에서 이 따뜻한 온기를 마시며 지내는 우리 아이들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아이들이 김상미 선생님과 함께 소통하고 행복을 느끼며 씩씩하게 학교 생활 하기를 바란다. '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 라는 김용택 선생님의 수필 제목이 생각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발걸음으로 학교에 가도록 김상미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선생님들이 흔들리지 않고 떡하니 버텨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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