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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다의 날이다. 지난 1994년 유엔해양법협약 발효를 계기로 해양시대가 전개되자 2년 뒤인 1996년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우리나라가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제24회 바다의 날 기념식을 울산시가 유치했다. 울산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울산의 해양과 항만 경쟁력을 전국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바다의 날 기념식을 지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고래특구인 남구 장생포 일원에서 개최한다. 바다의 날 기념식 울산 개최는 울산항을 북방경제협력 중심기지로 육성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울산시는 이번 행사에서 울산이 추진하는 해양 먹거리 사업들을 전국에 홍보하고, 울산을 북방경제협력중심기지 및 부유식 해상풍력클러스터 선도도시로 선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바다와 해양산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해양을 통한 지역경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념식과 연계해 울산항 LNG 벙커링 인프라 구축 세미나, 울산 고래문화축제, 해양쓰레기 저감을 위한 범시민 바다정화행사 등 다양한 해양문화 축제행사를 개최해 울산 시민들에게 다양한 해양볼거리를 제공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바다의 날 행사는 산업도시이자 액체화물 운송 1위의 해양도시 울산의 위상을 고취하고 신재생 에너지 등 해양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라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울산시가 이번 바다의 날을 북방경제협력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울산은 환동해권의 핵심 도시이자 1000년 전부터 한반도 국제무역의 핵심항만이었다. 바로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근거한다면 지금 이뤄지는 항만의 개발이나 북방경제 논의는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진 울산의 특화된 인프라이기도 하다. 문제는 한동안 울산이 바다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해 왔다는 사실이다. 바다를 통해 국제무역도시, 환동해 중심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외면한 결과 울산은 해양개발에서 뒤쳐진 신세가 됐다.

이제 이같은 지난 시절의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바다의 날을 계기로 울산과 바다, 울산과 동해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만들어 가야할 시점이다. 울산시가 지난해부터 크루즈 여객터미널을 조성하고, 지역 특성을 부각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좋은 징조다. 이미 이같은 구상은 연구결과로도 나와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유영준 박사는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울산형 관광 상품 개발'에서 이 같은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유 박사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향후 북한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울산이 북한과 북방 경제권을 오가는 노선에서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선 7기 울산시 공약 사업에 크루즈 여객터미널 조성이 들어 있다. 울산이 항만을 중심으로 미래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된 일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항을 북방물류의 중심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그 관심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물류 중심의 항만 발전에 관광을 접목해야 하는 과제다. 울산항을 북방교역의 중심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관광산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 만큼 이제부터 이를 위한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울산을 두고 유라시아 철도연결을 통한 대륙진출, 북극항로 및 북방물류거점, 북방 크루즈관광항만, 북극해 거버넌스 중심지 등 북방경제의 선도적 역할을 할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지역공약 이행 방안에서 경상북도를 '환동해와 북방교역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울산은 대상지역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울산이 북방교역의 여러가지 조건을 갖춘 도시라 해도 정부 정책 기조에서 빠져 있다면 짝사랑에 불과하다. 경상북도를 거점으로 한 북방교역에 해오름 동맹의 축인 울산이 함께 하도록 다양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부산의 경우 기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하는 일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철도의 연결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연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원도의 경우는 남북교류사업 재개 시 가장 가시적인 진전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동해선의 연장선인 강릉∼고성 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도 등 남북 강원도 간 철도 연결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동해북부선은 통일·북방시대를 대비하는 남북 종단연결교통망이자 미래 유라시아대륙과 통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울산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경제 권역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단순한 동해안 시대를 넘어 울산이 북방으로 향하는 경제 거점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울산의 해양 특화 인프라가 활성화 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바다의 날을 계기로 해양 울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살펴보도 미래에 대비하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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