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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취업자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용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울산의 고용시장에는 여전히 '냉골 기류'가 걷히지 않고 있다.


 단순 수치상으로 실업자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취업자수도 덩달아 감소한데다,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률이 38개월 째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지역 노동시장에는 악천후가 지속됐다.
 게다가 주택시장 폭락의 영향으로 건설업에서 일자리가 무더기로 증발하고, 전업종에서 비임금근로자가 늘어난 대신 임금근로자가 줄어들면서 고용의 질적지표 저하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 전국 취업자 17개월만에 최대폭 증가
동남지방통계청이 10일 발표한 '6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취업자수는 57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1,000명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감소세는 지난해 3월(-8,000명)부터 16개월 째 지속됐다.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지난달 취업자가 줄어든 시는 울산이 유일했다.
 특히 취업자가 급증한 서울(+1만1000명), 세종시(+1만9,000명) 등과는 대조를 이뤘다.
 전국적으로는 취업자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이 2018년 1월(33만4,000명)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많은 28만1,000명을 기록했다.


 울산 고용참사의 진앙지가 된 제조업은 38개월 째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역 제조업의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달 보다 8,000명(4.0%) 감소했다.
 전월인 5월(-8,000명)에 이어 단 두달 동안  증발된 일자리만 1만6,000개에 달한다.
 이 바람에 울산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18만1,00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17만명 대를 코 앞에 두게 됐다.


 건설업종에서도 일자리 증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명(8.8%) 감소했다.

# 주택시장 폭락 건설업 일자리도 증발
그나마 비임금 근로자들이 취업자수에 산정되면서 고용의 '양적 지표'를 상당 부분 방어했다.
 대신 임금근로자들이 그만큼 줄어들면서 '질적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울산의 비임금근로자는 1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7,000명(6.7%) 증가했다.
 비임금 근로자의 상당수는 자영업자들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1만명(12,9%)이나 증가했다.
 이는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실업자들과 취업에 장기간 실패해온 이른바 '취준생'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창업에 뛰어든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반면 임금 근로자는 47만1,000명으로 8,000명(1,6%)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임금근로자 중 현장에 투입돼 왔던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가 각각 9,000명(27.8%), 6,000명(5.6%)씩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업자가 줄어들어도 고용의 안정성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울산의 지난달 실업자는 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3,000명(11.1%) 감소했다.
 실업률도 4.0%로, 같은 기간 0.5%p 하락했지만 여전히 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고용률은 59.7%로, 0.3%p 상승했지만, 6월 기준 역대최고치를 기록한 전국 평균(61.1%)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밖에 울산의 지난달 15세이상 인구는 96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00명(-0.7%)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60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4,000명(0.7%) 감소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2.2%로 전년과 동일했다.

# 실업자 줄어도 고용 안정성 회복 미미
한편 올해 2분기 누적 울산지역 취업자는 57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분기 대비 3,000명(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률은 59.3%로 0.1%p 상승했고, 실업자는 2만7,000명으로 3,000명(10.5%) 줄어들었다. 실업률은 4.5%로 지난해 같은분기 대비 0.5%p 하락했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60세 이상 1,000명(15.8%) 증가한 반면, 30~59세 3,000명(17.1%), 15~29세 1,000명(8.7%) 각각 감소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상태가 전년동월과 어떤 수준인지 보려면 고용률을 봐야 하는데, 업종마다 고용률을 둘러싼 희비가 엇갈리고, 제조업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긍정과 부정이 혼재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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