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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가 관내 축제 판을 재편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여 년간 지역 대표 축제였던 '조선해양축제'를 대폭 축소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방어진항 축제'와 재방문 관광객들을 늘릴 수 있는 '대왕암 해맞이 축제'를 내세우기로 했다.


조선해양축제는 그간 명칭과 달리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꼬리표가 연신 따라다녔다. 주력산업인 조선업으로 그간 호황기를 누렸던 동구는 '조선'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대표축제로 선도하려고 했지만, 이와 관련된 특색있는 콘텐츠를 조성하지 못해 매년 뭇매를 맞았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2018울산조선해양축제'에서도 조선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기발한 배 콘테스트 & 레이싱 대회'뿐이라고 할 정도로 임팩트 있는 행사가 없는 실정이었다. 이마저도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지 못해 해마다 참여자가 저조해 폐지됐다.


올해는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스틱형 모빌로 자신만의 선박 모형이나 해양플랜트 등을 만드는 '나도 조선 전문가'라는 프로그램으로 대처했지만, 이번 해에도 조선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이와 더불어 '중공업 투어' 단 2개 뿐. 또 지속적인 대형 조선업 기업의 참여 저조와 몇년 전부터 지속되는 경기 불황 등으로 조선업 관련 부스 등 행사를 진행하는 예산을 마련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같은 사태에 동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역사성을 지니고 있고, 국내 수산업에 상당 부분을 기여하는 '방어진항'을 축제 성장동력으로 이용하려한다. 또 해마다 1월1일이 되면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대왕암 해맞이 축제'를 방문하는 것을 고려해 이들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관련 축제 콘텐츠들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패의 오명을 씻어내리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탄탄히 다져 지역 특성 살리기, 축제 정체성 확립, 관련 콘텐츠 생성 등 3박자를 고루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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