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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수려한 생태환경과 어우러진 울산만의 역사, 문화 등을 접목한 독창적 콘텐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은 태화강 지방정원 시절의 봄꽃대향연.
태화강 국가정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수려한 생태환경과 어우러진 울산만의 역사, 문화 등을 접목한 독창적 콘텐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은 태화강 지방정원 시절의 봄꽃대향연.

 

'국내 최초 수변생태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생태적 자원을 보유한 태화강 국가정원. 하지만 정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생태적인 면만을 강조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곳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생태환경과 어우러진 독창적인 콘텐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태화강을 따라 형성된 '생태' '문화' '역사' 등을 아울러 울산만이 가진 이야기들을 태화강 국가정원에 녹여내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 대곡천 유역 많은 유적과 인물
울산지역 역사문화학자들은 "생태문화에 인문학을 투영한 의미부여가 울산만의 확실한 위상의 태화강 국가정원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국 자치단체들이 재정을 들여 정원조성에 힘쓰고 있는 만큼 후발 주자들과의 차별성을 위해서라도 울산만이 가진 문화를 정원 콘텐츠 속에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에는 콘텐츠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역사 문화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태화강은 47.54㎞에 이르는 백운산 탑골샘이 실질적 발원지로, 45.43㎞ 길이의 가지산 쌀바위는 상징적 발원지로 알려져있다. 이중 대곡천 유역에서는 많은 유적과 인물을 만날 수 있다.
 국보 147호 울주 천전리각석과 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해 원효대사가 머물며 저술했던 반고사, 포은 정몽주의 자취가 있는 반구대(포은대) 등이 있다.


 또한 태화강 유역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많은 옛글들이 많이 남아있다.
 태화강 유역 한문학은 고려 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와 태화루와 여러 정자를 중심으로 활발히 꽃피웠다. 울산은 신라시대부터 왜구 방어를 위한 요충지였고 조선시대에 경상좌병영과 경상좌수영이 설치돼 무향(武鄕)으로서 성격이 강했으나, 태화강 유역에서 창작된 한문학 자료가 많이 있다.

# 100리길 구간 숨은 역사적 기록들
2013년 울산시가 지정한 '태화강 100리길' 4개 구간을 살펴보면 활용 가능한 인문학적 콘텐츠들이 눈에 띈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포함하고 있는 태화강 100리길 1구간은 명촌교~태화루~십리대숲~배리끝~선바위~망성교로 이어지는 길로 15㎞에 이른다.


 태화강이 동해와 만나는 명촌교에서 천년 전설을 간직한 선바위를 거쳐 태화강의 중류인 망성교까지 걷는 이 코스는 태화강의 푸른 물결과 함께 태화강 억새, 태화강 십리대밭, 삼호대숲 등 태화강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이 구간에는 입암마을의 문암 손후익, 문풍을 진작시킨 울산부사 권상일, 박취문의 만회정, 이동영과 이휴정, 태화루를 방문한 고려 성종, 울주팔경을 노래한 설곡 정포, 점필재 김종직, 울산을 방문한 다산 정약용, 울산왜성과 학성공원, 조선시대 제주도 사람들이 살았던 내황마을까지 다양한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다.
 
# "생태 넘어 울산문화 연계 전략 필요"

이처럼 태화강을 따라 형성돼온 인문학적 요소들을 태화강 국가정원의 콘텐츠로 담아낸다면 단순한 생태정원이 아닌 역사와 문화가 깃든 정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대곡박물관 신형석 관장은 "태화강에 얽힌 무수한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활용하면 국가정원 뿐만아니라 울산의 문화까지 한 번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이를 위해 태화강 국가정원 일대에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방문객들이 울산의 생태에서 나아가 울산의 문화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계하는 세심한 전략들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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