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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태풍 '다나스'가 당초 예상과 달리 한반도 남쪽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나스는 이번 주말 대만 인근을 지나 북북동쪽으로 이동해 한반도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 다나스가 한반도 서쪽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 됐던 것과는 달리, 현재 일본 쪽으로 이동 경로가 예측돼 울산과 남해안 지방이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태풍에 대한 아픈 기억이 많다. 문제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울산이 이번 태풍 다나스의 간접 반경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다나스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에 따라 일본쪽으로 더 진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하면 2016년 9월 '차바' 이후 또다시 태풍의 위험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번 태풍의 경우 제주도와 남해안은 매우 강한 비와 순간 최고 풍속이 초속 4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에 폭우나 강풍, 풍랑에 따른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16년 차바의 내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울산의 기상상황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고 대비책도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최근 몇년동안의 기후변화는 이 같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미 한번 큰 피해를 겪은 상황에서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니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가 시급하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사상최고의 폭염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20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가 하면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울산지역 평균 기온이 오는 2100년대가 되면 17.32도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먼 이야기 같지만 이 같은 전망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 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풍이 오면 가슴을 졸이고 비켜가기를 기다리는 수준의 대책은 이제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홍수 등 자연 재해에 대비한 하천의 설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울산을 포함한 지방하천 대부분이 대체로 50~100년 홍수 빈도에 맞춰 하천정비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131.5㎜)은 500년 빈도로 분석돼 현재의 하천기본계획 안전기준을 훨씬 초과한 엄청난 물폭탄이었다.
울산지역의 경우 산업화 이후 무분별한 난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울산시의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급경사지만 260곳이 넘는다. 재난과 관련한 대응시스템이나 경고방송, 주민대피 등은 미리미리 점검해야 한다. 재해나 재난사고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선제적 대응만이 확실한 방법이다.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 재해가 점점 잦아지고 집중호우가 더 강력해지고 있는 만큼 지방하천 안전 설계빈도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울산지역의 경우 도심주변 20여 개 공사장에서 대규모 도로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이 곳은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과 토사, 임시 시설물 등의 붕괴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현재 울산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로는 국가시행 사업만해도 함양~울산고속도로와 국도7호선(웅상~무거) 확장공사, 국도31호선(장안~온산2) 확장공사, 국도7호선(청량~옥동) 단절구간 개설 공사, 국지도69호선(청도~운문터널) 개량공사 등 5개 공사에 달한다. 국가시행 사업 가운데 함양~울산고속도로 중 밀양~울산 구간은 2014년에 시작해 2020년 12월 완공 목표로 전체 공정이 55%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도7호선(웅상~무거) 확장공사도 2012년에 사업이 시작돼 202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들 도로 공사 구간은 여기저기에 산을 허물고 메우는 토목공사가 한창에 있어 자칫 집중 호우시 토사유출이나 임시가설물의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재해예방 예산투입과 대책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상습 침수지역이나 부실 건물, 재난 취약지구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예산투입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의식이다. 행정의 안전도시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시민의식을 안전에 초점을 맞추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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