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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님 이발하기

                           박근칠

가족들이 모여서
고향 산소 가는 날

키가 크게 자란 풀
둥글둥글 깎는다.

한 해에 한 번 하는
조상님들 머리 깎기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신 날 달라도

정답게 손을 잡아
자란 풀이 같아요.

오늘은 우리 보고
무슨 말씀 하실까?

추석이 다가오면 조상님 산소를 찾아 벌초하러 간다. 한 해에 한 번 하는 조상님들 머리 깎는 날이다. 벌초하러 가는 사람들로 도로는 꽉 막혀도 조상님 산소에서 오랜만에 친지들이 모이는 날이다. 벌초하는 날은 조상님과 여러 일가친지들과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요즘은 대행업체에 맡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벌초하는 날 함께 모임으로 한 핏줄임을 알게 하는 집안의 행사이기도 하다.

# 들판을 품다

                           박근칠

황금 빛 논바닥에
인사하는 벼 이삭

고개 숙인 겸손에
가을은 아름다워

들판에
허수아비도
참새들과 동무한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아동문학가 조영남

가을을 더 넉넉하게 하는 것은 황금 들판이다. 농부의 땀의 결실인 벼 이삭은 보기만 해도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 것이 아니더라도 배가 부르고 행복하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힘은 밥에서 나온다. 식단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밥은 우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먹거리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 저녁으로는 찬바람이 분다. 들판에는 곡식이 익어가고 밤도 토실토실 여물어 간다. 풍성한 가을처럼 마음도 살찌우는 나날이 되도록 해야겠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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