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시간 쪼개 생계비 마련까지...정부 지원금 제도 '있으나 마나'
공부시간 쪼개 생계비 마련까지...정부 지원금 제도 '있으나 마나'
  • 울산신문
  • 승인 2019.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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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청년취업난 현장 속으로 가보니]
극심한 취업난으로 울산 대학가는 취업준비 등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뜨겁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울산 대학가는 취업준비 등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뜨겁다.

공모전 등 유리 졸업 미루며 준비
자격증·시험준비에 도서관 빽빽

교육비 지원 등 까다로워 또 좌절
실질적 취업 프로그램 운영 절실


 

대학교 4학년 A씨(25)는 취업준비를 위해 졸업을 보류하고 도서관을 다닌다. A씨는 대학생이 일반인보다 공모전 나갈 기회도 많고 졸업 후 공백기가 길면 회사 면접에서 좋게 비춰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졸업을 하지 않고 있다. A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고 있다.

B(28)씨는 올해로 공부한 지 3년째 되는 장수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다. B씨는 3년 전 졸업한 대학교 도서관에 다니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B씨는 작년 대비 유난히 적었던 올해 울산 공무원 티오(T.O.)때문에 내년에 합격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굳혀진 가운데 20~30대 청년들의 취업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시립도서관을 비롯해 대학교 도서관에는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이 자격증 및 시험 준비로 바쁘다.
A씨를 비롯해 청년구직자들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구직난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 스터디모임도 조건 따져 '끼리끼리'
A씨는 얼마 전 취업을 위해 공부모임을 알아보다 당황했다. 모임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취업스터디조차 들어가기 쉽지 않았다. 가입할 때 학생들끼리도 조건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가입하려 했던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 모임에 가입조건이 있었다. 일정 레벨 이상만 받아 준다더라"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B씨도 사정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다. B씨는 시험 경쟁률이 높아 당장 내년에라도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B씨는 "유명 대학 나온 사람들도 학교, 학과 상관없이 전부 공무원만 바라보고 있다"며 "공부만 하느라 회사에서 요구하는 자격증과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 나이까지 많은 나 같은 사람은 대체 어디로 가야하냐"며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우리 경제가 최근 침체기를 맞아 경제 성장률 2% 중후반을 웃돌고 있어 새로운 일자리 생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 신규채용을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기업이 33.6%다. 반면 늘린다는 기업은 17.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 울산 대학 지난해 졸업생 취업률 55%
울산의 한 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졸업한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55.2%다. 2017년도, 2016년도는 각각 60.4%, 65.1%로 취업률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러한 청년 구직난을 해소하고자 정부에서는 다양한 취업지원제도를 통해 구직자들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로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의 입장은 다소 회의적이다.

취업성공패키지를 이용하는 한 취업준비생은 "사무직을 준비하며 취업성공패키지에 가입했다. 토익(TOEIC) 점수를 올리고 싶어 학원비를 지원받고 싶었지만 외국어 과정은 지원해주지 않는다"며 "교육비를 제공해주는 2단계는 못 받고 바로 3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신청을 하려했지만 포기했다. 아르바이트 시간이 주 20시간을 넘으면 지원금 신청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지원금을 받아도 아르바이트 시간이 주 20시간 내로 줄어들면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라다.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 "고용 질 나아졌지만 실업 완화 안돼"
이 같은 실태에 청년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돼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등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전반적인 고용률과 고용의 질이 다소 나아졌지만, 취업난과 실업은 완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더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가람·이희정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