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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잘사는 나라, 스웨덴 조돈문 지음·사회평론아카데미·512쪽    세계 각국 연구원들은 왜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연구할까.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이뤄낸 북유럽에서도 스웨덴은 사회적 평등지수, 사회보험 적용률 등에서 세계 1위에 올라 평등과 공정함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고용보호체계', 실업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재정 지원을 의미하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실업자에게 전 소득의 80%를 보장하는 '실업자 소득보장체계'라는 세 가지 정책요소 조합이 스웨덴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이러한 시스템은 노동과 자본이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한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한국 노동조합도 정규직 이익 수호에서 벗어나 노동계급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목표를 선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우리는 책 앞에서 가장 솔직해진다 안드레아 게르크 지음·세종서적·276쪽    문학의 치유 효과와 함께 상황별로 읽으면 좋은 독서 처방 책. 각계각층 인사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면서 즐겁고 위로가 되는 책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몽테뉴, 도스토옙스키, 괴테, 토마스 만, 올리버 색스, 조앤 롤링, 그림 형제 등 시대를 초월해 마음의 약이 되는 책, 독서의 비밀스런 효과가 담긴 책들을 소개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치료할 뿐 아니라 자유와 해방감을 주는 독서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다.
 그동안 숱하게 나왔던 막연하게 독서를 예찬하는 책들과는 달리, 위기의 순간에 꼭 필요한 맞춤형 책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위기와 고민을 해결해주는 15가지 맞춤형 책 처방전을 하나하나 받다 보면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된다.
 

# 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창비·248쪽    삶의 어둡고 적나라한 민낯을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면해온 작가 정소현이 첫 소설집 이후 7년 만에 펴낸 신작 소설집. 기발한 상상력과 우리사회를 꿰뚫는 깊이 있는 시선으로 2019이효석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을 비롯해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렸다.
 이들 작품은 각기 다채로운 이야기와 반전으로 한순간에 독자를 사로잡으면서도 종국에는 묵직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예기치 못한 죽음, 혹은 미리 준비하거나 설정해놓은 죽음 앞에서 허덕이는 인간을 다룬 이 작품집은, 우리의 삶 아래 묻혀 있던, 뒤에 숨어 있던, 외면하고 싶던 비참한 현실을 매끄러운 문장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낱낱이 드러낸다. 이 책은 어정쩡한 위로나 되다 만 공감 같은 것이 아닌, 지금 여기를 직시하게 하는 힘, 날카로운 현실 감각을 선사한다.
 

# 다산의 열아홉번 박상하 지음·생각출판사·344쪽    서양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면 조선에는 정약용이 있었다. 유학부터 건축, 물리학, 의학 등 실학까지 모르는 게 없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작업도 성공을 거뒀다.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저서가 무려 500여권에 이른다. 팔방미인 천재 하면 생각나는 대명사가 다산 정약용이었다.
 젊은 날의 다산은 과거시험에 뜻을 두고 오롯이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나 공부란 누구에게나 어려울 수밖엔 없다. 아무나 건널 수 있는 강이 아니다. 가도 가도 끝이 닿을 것 같지 않은 미지의 강을 도강해가는 힘겨운 유영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던 다산이지만 그 역시 젊은 시절 과거 시험에서 무려 19차례나 미끄러졌다. 18세 때 첫 과거에서 낙방한 그는 10년 동안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거친다.
 소설은 당시 다산의 세상을 향한 원망과 절망을 그려낸다. 100잔의 폭음과 천재의 절규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다산조차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다니, 과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맞는 듯하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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