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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해경 과학수사, 선주사 관계자 등이 선박 폭발 화재사고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를 살펴보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30일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해경 과학수사, 선주사 관계자 등이 선박 폭발 화재사고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를 살펴보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울산 염포부두 석유제품 운반 선박 화재사고와 관련해 울산의 화학사고 대응체계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오는 4시간 동안 다른 폭발 없어 다행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달 30일 가진 월간업무보고회의에서 "생명의 위협을 목전에서 느낄 정도의 상황에서 소방본부 등 관계자들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지만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송 시장은 우선, 석유화학 사고 시 장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번 선박화재에는 소방인원 186명, 해경인원 200명, 소방차 45대, 소방함정 2척, 해경함정 10척 등 가용 소방·해경 자원이 총동원 됐다. 그러나 이번 화재진압에서는 부산해경에서 파견된 대형 소방함정이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시장은 "해경 소방함정에 의한 진화가 큰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부산에서 울산 현장까지 오는데만 4시간이 걸렸다"면서 "소방함정이 이동하는 4시간 동안 다른 폭발 사고로 확산되지 않은 게 참으로 다행스러웠다"며 울산의 소방장비 부족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근 울산소방본부장은 "석유화학 관련 사고 발생시 긴밀하게 대처할 대형 소방함정이 울산소방본부에 갖추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예산 확보 문제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국비 지원 등 근원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의 실질적인 지휘체계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화학 관련 선박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울산에 설립된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의 상황실이 차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울산소방본부는 "소방본부 지휘 하에 화학구조팀에서 현장 대응활동을 펼쳤다"고 답변했다.

 

# 환경·노동부 등 50여명 파견 근무
하지만 국가산단의 화학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지난 2014년 발족된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울주군 청량면 용암리 일반산업단지 내)가 협업조직으로 구성돼 유기적인 대응활동을 전개하는 데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현재 울산화학방재센터는 울산시에서 3명이 파견돼 있고, 환경부, 고용노동부, 소방청 등에서 50여명이 파견형식으로 구성돼 상호역량을 융합한 문제해결형 협업조직으로 운영중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 관련자가 간사로 있을 뿐 센터장이 없는 조직체로 5년 이상 운영되고 있는 상태로, 이번 사고 발생시 대책본부를 설치하지 않는 등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선박화재 사고와 관련해 안전안내문자 발송의 미숙함도 비판을 받고 있다. 선박화재 발생에 따른 마스크 착용 등을 안전안내 문자로 전달했지만 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보다 자세한 안내가 없었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인 28일 울산지역 곳곳에서는 각종 단체 활동이 아무런 제재 없이 진행됐고,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불안감만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낳았다. 또한 울산대교가 두 차례에 걸쳐 교통 통제를 했는데도 안내문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적지 않는 차량들이 혼란을 빚는 등 안내문자 발송에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한편 염포부두 선박 화재 현장에는 사람이 흡입을 했을 경우 질식 등 매우 독성이 높은 위험물질인 스티렌모노머(SM)등 14종의 액체위험물질이 다량 실려 있지만 아직까지 잔류량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 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중에 제18호 태풍 '미탁' 마저 북상 중에 있어 시민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전우수기자 usj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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