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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외솔의 한 장면.
지난 8~9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외솔의 한 장면.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것들이 있다. 매일 읽고, 쓰고, 말하는 '한글'도 그중 하나다. 당연한 듯 쓰고 있는 한글이 얼마나 모진 세월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 역사와 의미에 대해 우리는 늘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지난 8일~9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외솔'은 이 같은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친 인물들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제작된 작품이다.
 극은 울산이 낳은 위대한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극을 통해 선생의 발자취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그가 지키고자 했던 민족의 정신과 우리말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 짧은 준비기간 완벽한 호흡 아쉬움

'뮤지컬 외솔'은 올해로 5년째 울산 관객들을 찾아왔다. 그 사이 두 번의 연출진 교체와 세 번의 주연배우 교체로 변화를 꾀했다. 특히 올해는 울산문화재단으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지난 3월이 돼서야 제작사가 확정됐고, 이후 배우 캐스팅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다소 짧은 준비기간 때문이었을까. 여느 해보다 배우들이 극 속에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기 보단 등장 타이밍이 어긋나거나 마이크 착용이 덜 된 채 무대에 오르는 등 사소한 실수가 잇따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그럼에도 120여분의 러닝타임을 힘 있게 끌고 가는 배우들의 열정 가득한 연기는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풀오케스트라 기반의 반주 편성으로 들려준 '그날이 오면' '한글은 목숨이다'를 비롯한 뮤지컬 넘버는 높은 수준의 음악적 완성도를 뽐냈다.
 또한 새롭게 선보인 세트와 장면 연결마다 적절히 삽입된 영상 효과로 무대는 한층 더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뮤지컬 외솔'은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심사위원상, 아성크리에이터상 등 2관왕을 수상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데다,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교육적 메시지'와 '대중성'을 함께 잡을 수 있는 유익한 작품으로의 성장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73돌이 되는 한글날에 선보여 더욱 뜻깊었던 이번 공연이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더 넓은 곳으로 뻗어나가는 울산발 대표 뮤지컬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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