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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는 이른바 '복지형 일자리'가 고용 상황을 왜곡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고용률 증가와 실업률 감소로 수치상 고용지표가 좋아졌는데도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늘지 않고 고령층의 임시 일자리만 늘어난 탓이다.

16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9월 울산 고용 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3.6%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 포인트 줄었다. 실업자는 작년 9월 3만 명에서 2만2,000명으로 8,000명(-27%)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월에 비해 실업률은 0.5%포인트, 실업자는 3,000명이 늘었다.  

지난달 고용률은 59.9%로 1년 전에 비해 1.4%포인트 증가했다. 고용률이 오르면서 취업자는 지난해 9월 56만8,000명에서 57만9,000명으로 1년 만에 1만1,000명(1.9%)이 늘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72.3%로 전년 동월 대비 2.0%포인트, 여자는 47.1%로 1.0%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같은 달 전국 실업률은 3.1%, 인근 부산은 3.3%, 경남은 2.7%로 울산보다 낮았다. 또 고용률은 전국 평균 61.5%, 경남 61.4%로 울산을 상회했고, 부산은 57.2%로 다소 부진했다. 

울산은 이처럼 고용지표 면에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업종별로 뚜렷한 대비감으로 명암이 엇갈렸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금속계기 등 울산의 4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취업자는 17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00명(-4.3%p)이 줄었고, 전월에 비해서도 2,000명이 빠졌다. 또 관리·전문직도 지난해 9월 9만2,000명에서 9만 명(-1.7%p)으로 줄었고, 사무직도 10만4,000명에서 9만8,000명으로 1년 사이 6,000명(-5.6%p) 감소했다.

반면, 비임금 근로자인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 9만6,000명에서 1만명(10.7%p)이 늘어 10만6,000명으로 올라섰고, 임시직과 단순노무는 각각 11만3,000명과 7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과 5,000명이 각각 늘었다.

제조업이나 사무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자리를,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환경정화나 노인순찰대, 학교안전지킴이 등 노인층에게 제공한 임시직이 공백을 메우면서 고용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착시 현상을 만든 것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20~30대 초반의 청년층은 12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13만2,000명에 비해 7,000명이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 노인층은 7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7만명에 비해 1년 사이 9,000명이나 늘었다.

산업별 취업자를 단순 비교해도 전년 동월 대비 광공업에서 8,000명(-4.3%) 줄었고, 건설업 5,000명(-11.8%) 감소했으나, 전기·운수·통신·금융업 6,000명(13.4%)과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에서 1만7,000명(4.5%)이 증가했다. 직업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 관리자·전문가 2,000명(-1.7%), 사무종사자 6,000명(-5.6%) 각각 감소했으나, 서비스·판매종사자는 1만 5,000명(13.2%)이 불었다.

취업자 중 비임금 근로자는 10만6,000명, 임금근로자는 47만2,000명으로 분류됐다. 비임금 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명(10.7%) 늘었는데, 이는 자영업자가 1년 사이 1만5,000명(19.1%)이나 증가한 때문이다. 임금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400명(0.1%) 증가에 그쳤다. 일용근로자는 8,000명(-29.9%) 줄었고, 상용근로자는 5,000명(1.6%) 늘었다.

또 취업자 중 36시간미만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00명(0.9%) 증가한 9만8,000명을 기록했고,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만 명(2.2%) 증가한 4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주간 평균취업시간은 41.3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시간 감소했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9월의 고용동향 속에는 긍정적 모습과 부정적 모습이 혼재된 것으로 보인다"며 "상용직 증가가 지속하며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어느 정도 규모를 유지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과 사무직 감소가 지속하는 모습은 부정적인 부분"이라고 꼽았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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