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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는 새 노조지부장에 실리 성향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고 4일 밝혔다. 이 당선자가 당선 확정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자동차 노조는 새 노조지부장에 실리 성향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고 4일 밝혔다. 이 당선자가 당선 확정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자동차 노조가 실리 성향의 새 지부장 당선으로 '귀족노조'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임금인상 중심의 노조활동을 벌여오면서 귀족노조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었는데, 새 지부장 당선자는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노조활동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8대 임원(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이상수 후보(사진)가 2만1,838표(49.91%)를 얻어 2만1,433표(48.98%)를 받은 강성 성향 문용문 후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4일 밝혔다. 이날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만552명 중 4만3,755명(투표율 86.6%)이 참여했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405표(0.93%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상수 당선자는 지난달 28일 4파전으로 진행된 1차 투표에서도 다득표 1위로 결선에 오른 바 있다. 

현대차 노조 선거에서 실리 성향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2013년 이경훈 지부장 이후 처음이다. 이경훈 5대 지부장 이후 조합원들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모두 강성 후보를 택했으나, 이번에는 실리 성향 후보에게 다시 노조를 이끌 기회를 줬다.

이 당선자는 호봉 승급분 재조정, 61세로 정년 연장, 해외공장 유턴(U-Turn) 등 4차 산업 대비 고용안정 확보, 각종 휴가비 인상, 장기근속 조합원 처우 개선 강화 등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이 당선자는 합리적 노동운동을 통한 조합원 실리 확보를 강조했는데, 대표적으로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시작되면 수시로 파업해 왔다. 이를 통해 임금인상 성과를 거둬왔지만, 일반 근로자에 비해 월등히 좋은 근로조건 속에서도 더 큰 이익을 계속 바라는 '귀족노조' 이미지를 스스로 얻고 말았다. 이에 강성 성향의 하부영 현 지부장도 최근 현 노조활동이 임금인상에 지나치게 치중된 점을 되돌아보고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당선자는 파업을 지양하는 대신, 단체교섭 노사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교섭 시작 후 2개월 내 타결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파업 없는 집중 교섭으로 초여름까지 타결하고, 타결이 안 될 시 쟁의권을 발동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노조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약 중에는 정년 연장과 공장 신설 등 추후 노사 대립이 예상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어, 실제 노사갈등 시 파업 외 어떤 대처로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이 당선자는 "동지들에게 감사하고 선관위 관계자들에게도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챙기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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