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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1월까지 울산의 고용지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땜질식 노인 일자리만 늘어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지표만 좋아졌을 뿐,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20~30대 청년층 취업자는 갈수록 줄고, 정년을 마친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늘어나는 고용시장 왜곡이 심각한 상황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9년 11월 울산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은 60.1%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했고, 취업자는 58만 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9,000명(1.6%) 늘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4.5%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실업률은 3.6%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떨어졌고, 실업자는 2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 5,000명(-18.2%)이 줄었다.

이 데이터만 보면, 취업자 증가에 따른 고용률 상승으로 실업률이 3% 중반대로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고용률 60.1%는 2017년 12월(60.6%) 이후 23개월만의 최고치다. 또 취업자 58만 명은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만에 찍은 정점이다. 여기에다 경제활동인구는 6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0명이 늘었음에도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고용률을 끌어올렸고, 실업자와 실업률은 낮췄다.

하지만, 고용 통계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지표 개선이 고용시장에 대한 착시현상임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표상으로는 분명히 고용사정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20~30대 청년층 취업자는 19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20만1,000명에 비해 7,000명이나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층 취업자는 7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7만1,000명보다 8,000명이 늘었다. 중간계층인 40~50대 취업자는 같은 기간 큰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고용지표의 개선은 순전히 노인층 취업자 증가의 효과인 셈이다.

산업별 취업자 상황을 봐도 이러한 상황은 쉽게 읽을 수 있다. 11월 취업자 중 제조업은 17만 명으로 전년 동월 17만8,000명에 비해 8,000명이 줄었고, 같은 기간 광공업 전체에선 17만9,000명에서 17만명으로 9,000명이 빠졌다. 또 건설업도 4만6,000명에서 3만9,000명으로 줄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에선 18만3,000명에서 20만1,000명으로 1년 사이 1만8,000명이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직업별로는 사무직은 10만5,000명에서 10만1,000명으로 4,000명이 줄었고, 기술직은 8만1,000명에서 7만9,000명으로 2,000명이 줄었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7만9,000명에서 9만2,000명으로 1만2,000명이 늘었고, 임시직은 10만6,000명에서 10만8,000명으로 불었다.

취업자들의 근무시간은 36시간 미만이 전년 동월 대비 4,000명(-4.3%) 감소한 9만2,000명이고, 36시간 이상은  1만3,000명(2.8%) 증가한 47만9,000명이었다. 1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41.7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0.2시간 줄었다.

한편, 실업자 감소는 남성이 주도했다. 실업자는 2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줄었는데, 이 중 남자이 5,000명(-25.5%), 여자는 100명(-1.3%)이 각각 감소했다. 성별 실업률은 남자 1.3%포인트, 여자 0.1%포인트 하락해 각각 3.7%와  3.4%를 기록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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