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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호남 끌어안기'를 23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48명의 의원들에게 호남 지역 '제2의 지역구'를 배정하고 '호남 스킨십'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회는 이날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호남 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열고 호남으로의 외연 확장 계획을 알렸다.

그동안 호남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고 후보조차 제대로 못 냈다"며 "이유 불문하고 전국정당으로서 집권을 지향하는 정당이 어느 지역을 포기하고 전 국민에게 실망을 드렸던 것"이라고 사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호남을 향해 "너무 늦었습니다"라며 "호남에 죄송합니다"를 연거푸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국민의힘은 제대로 잘 하겠다"며 "마음을 열어주고 곁을 내주십시오,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또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있었겠는가)라고 했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호남이 없으면 대한민국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호남에서 국민의힘이 지지를 얻지 못한 데 대해 "지역이나 지역주민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지난 총선에서 우리가 한 석도 얻지 못하고 4% 지지밖에 갖지 못한 것도 자업자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2의 호남 지역구'는 의원들의 신청을 받아 배정했다.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은 "이미 자매결연을 맺은 곳이나 연고가 있는 곳, 선호하는 곳을 고려해서 신청을 받은 뒤 배정했다"고 했다.
이날 배정된 지역구의 실질적 관리 방안은 향후 마련될 예정이다. 정 의원은 "임명이 된 이후 행동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며 "실질적 성과를 내자고 결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4선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제 2지역구로 전남 목포시를 배정받았다. 서울 정무부시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초선의원 지역구다. 김 의원은 조만간 목포시를 방문하기 위해 스케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목포시를 방문하기위해 스케줄 조율중"이라며 "꼭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예향의 도시 목포와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 울산은 바다를 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 어떤 도시보다 품격있고, 전통이 살아있는 목포와의 동행을 통해 국민의힘이 더이상 분열이 아닌 상생과 화합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목포시민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밖에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광주에는 3선의 장제원·하태경·윤재옥 의원과 초선의 김은혜·김용판 의원 등 8명이,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전북 부안군 등에 배정됐다.

국민통합위원회는 앞으로 5·18 관련 단체 간담회, 호남 현장 비대위 개최, 호남 동행 국회의원단 지역 방문, 지자체별 현안 및 예산 관련 간담회, 영·호남 공동추진사업 발굴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비대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국민의힘은 '호남 중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지난 여름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 수해 복구 현장에 내려가 팔을 걷어붙였고, 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기도 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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