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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이 각자의 가족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가짜 이력서'의혹에 대해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가운데, 상대 진영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선 후보 장남의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즉각 사과하면서, 윤석열 후보도 사과하는 쪽으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 이-인정 후 신속 사과 급한 불끄기
이재명 후보는 16일 자신의 아들이 불법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 괴로워한다"며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신속한 사과가 윤 후보에게는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 윤-부인 사과 후 관망 후폭풍 직면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전날 사과했지만, 후보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 비판 여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가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언론에 밝힌 것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다만 '공식 사과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사과에 공식 사과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추가 사과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국민께서 미흡하다고 비판할 때는 다 수용하고 100%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라는 차원에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의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올라갔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어제 김씨 스스로 사과를 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어떻게 어떤 형식의 사과를 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선대위 차원에서도 좋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후속 대응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편 국민의힘 선대위나 지도부 내부에서도 대국민사과 등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씨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사과 드린다고 했고 그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 보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적절하게 협의해서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드릴 조치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수정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허위이력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틀림없이 사과를 해야 하고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수사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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