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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울산 남구 한 맨홀에서 유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가 유출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울산시소방본부 제공
10일 오전 울산 남구 한 맨홀에서 유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가 유출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울산시소방본부 제공

최근 울산 남구에서 연이어 발생한 화재로 사고가 발생했던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장생포 주민들이 안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 폐기물처리 업체의 사고로 유독성 물질이 기준치보다 과다 유출된 건에 대해서는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3일 장생포 내 청년회·노인회·주민협의회·주민발전협의회 등 4개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장생포 주민들 사이에서 인근 남구 석유화학공단 일대에서 올해만 3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월 남구 고사동 SK에너지 울산공장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이어 같은 달 효성티앤씨 공장 건물에서도 불이 발생하더니 지난 10일에는 맨홀에서 맹독성 가스가 유출되면서 화재가 나는 등 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단체들은 기업체와 관할청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정기 건강검진부터 신속한 재난안전문자 발송, 잦은 공단 사고에 따른 예방 대책 등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장생포 지역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지난 10일 폐기물 처리업체인 블루코리아에서 발생한 맨홀 화재로 유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가 기준치보다 5배 이상 누출된 건에 대해서는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경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효성티앤씨, SK에너지 등 화재 사고로도 주민들 100여 명이 메스꺼움, 어지러움증 등 각종 고통을 호소한 만큼 사고 발생 기업체들에게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의견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울산시의회가 제출한 '환경오염 피해지역 주민들의 이주를 위한 관련법 개정 촉구 건의안'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건에 대해서도 주민들과 다각도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울산 남구 장생포동을 비롯해 울주군 오대·오천마을, 남구 야음동 신화마을, 울주군 산성마을 주민들이 지난 1980년대 공해이주사업 당시 시의 탁상행정으로 이주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공해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식 장생포 주민 4개단체 총괄 사무국장은 "매년 공단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그때마다 주민들은 메스꺼움, 어지러움증, 흉통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인과관계를 확인하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최근 맨홀에서 맹독성 가스가 나왔던 블루코리아 기업에 대해서도 평소에 유독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았는지 등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오염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이주를 위한 관련법 개정이 채택된 만큼 주민들과 이주 대책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면서 "매번 공단 화재로 인근 주민들이 마음 졸이면서 살아가야 하는게 맞냐. 사람이 사는 인근에 공단을 만들어놨으면 그에 따른 안전대책 마련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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