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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쓰는 말이 완벽할 수 없다. 단어 하나하나가 독립된 의미를 갖기 마련이지만, 그 쓰임이 때와 대상에 따라 천양지차를 보일 때가 많다. 그런가 하면 같은 말이라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이런 오해의 이면에는 무엇이든 구분지으려는 사고에서 비롯된다. 편견도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신체 조건이 다르다고 해서 마치 딴 세상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편견의 대표적 경우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올 수 있다.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이를 차별하려 드는 것부터가 편견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장애를 극복하는 사회로 가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울산문화방송이 올해 두 번째로 '대한민국 장애인축제'를 열고 있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까지 계속될 이번 축제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5천명이 참가하는 '1004 릴레이 희망 마라톤'을 시작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출발, 서울시청 앞 청계천 광장과 대전-대구- 경주 등을 거쳐 울산까지 1천5백리 구간을 18일간 계속해 이어 달리게 되는 마라톤은 총 20개 구간으로 나눠 열린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미군장병과 신부·수녀, 3사관학교 장병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함으로써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올해는 "우리 모두 천사가 됩시다"는 부제를 달아 행사 참석자들 모두에게 일체감을 조성하고 있다. 또 이색적이고도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되었다. 먼저 헬퍼들이 시각장애인들을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으로 안내, 소리와 촉감으로 산업현장을 체험하게 하고 파도와 해조음을 느끼는 방어진 일산해수욕장 산책 이벤트도 잡혀 있다. 또 울산대공원 나비원에 들려 꽃내음과 나비 만져보기 행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도 갖는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더욱 많이 준비되어 있다. 무용과 합창대회를 비롯해 각종 창작행사도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비장애인들도 이번 축제 기간에 장애인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장애인들만의 독특한 능력과 섬세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대회 관계자는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두 집 건너 한집 꼴로 장애인을 두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장애가 그만큼 낯설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장애인이라면 우리와 무엇인가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부터 갖고 보는 것도 사실이다. 울산문화방송의 행사가 이런 편견을 깨뜨리는 고고성이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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