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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협상이 만 14개월만인 2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협상시한이 연장됐고, 그 때마다 이해당사자들의 찬반양론이 뜨거웠다. 특히 농축산물을 둘러싼 농민들과 농민단체들의 저항이 더욱 극심했다. 국회도 이 문제로 정전과 휴회로 숱하게 공전했고, 정부 역시 협상의 조기타결을 요구하는 측과 즉각 중단을 외치며 반대하는 측 사이에서 길고도 힘든 줄다리기를 해 왔다. 그러나 이제 남은 절차는 크게 한미 양국의 국회에서 비준을 받는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한국과 미국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버티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간 양자 회담을 통해 FTA협상을 최종 매듭지었다. 한미 FTA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에 이어 네 번째로 두 나라간 양자 FTA로는 세계 최대의 경제규모가 된다. 앞으로 남은 일정은 우리나라의 경우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 국회비준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국회비준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국회 앞만 보더라도 시위대로 연일 몸살을 치르게 됐다. 물론 한미 FTA가 국내산업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더욱이 우리와 같이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로서 우리 울타리만 치고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 역시 잉여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는 제3국을 추가 확보하지 않고는 농업기반 자체를 지켜낼 수 없다는 절박감이 서로 맞아떨어졌다. 이것이 길고도 지루한 협상을 참아낼 수 있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 타결 소식을 듣고 "양국 FTA 협정은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또 협상단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인내심을 갖고 성원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그동안 한미 FTA를 결사 저지해 왔던 농민단체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 정치인들의 저항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그동안의 협상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반대 세력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면 아래에 있던 민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한미 FTA를 피할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면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동시에 협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농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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