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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난데없는 봄철 이상저온으로 농작물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잦은 비로 일조량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도 문제다. 여기다 황사까지 겹쳐 봄이면서 봄을 전혀 실감할 수 없다. 울산만 하더라도 지난 1946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날씨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3월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50일 동안의 울산지역 일조시간은 고작 243.5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1946년 이후 세 번째로 적은 일조시간이다. 반면 강수일수는 총 21일로, 지난 1956년 이후 54년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이상저온과 일조량부족은 울산과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곡창지대라 할 동북3성의 경우 벌써부터 평년 수확의 30% 이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 곡물수출국이라 하는 미국 등에서도 곡물수확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등 식량 확보가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도 울산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이 같은 식량위기에 둔감하기 짝이 없다. 당장 시장에 나오는 채소류의 값이 급등하고 밀가루와 콩 등 수입곡물의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수출주력 상품이 아니라는 생각에 식량이 종국에는 한 국가의 안보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봄철 기온이 평년 수준을 훨씬 밑도는 날씨가 계속되는데 따른 대비책이 전무하다. 기온변화에 강한 작물을 개발한다거나, 강수일수가 많으면 그기에 맞는 작물을 대체한다던가 하는 방안이 전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울산지역 원예 농가는 지금의 이상저온이 앞으로 보름 이상 지속될 경우 배는 말할 것도 없고, 토마토와 고추 등 시설채소의 생산량이 격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시작되지 않아 벼농사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어린모의 생육부진과 모내기 지연도 우려되고 있다. 밭작물의 경우도 추운 날씨 탓에 손을 놓고 있다. 예년 같으면 고추묘종 구하기가 힘들 지경인데도 지금은 육묘장마다 출고되지 않은 묘종으로 가득하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동해(凍害)마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14~5일에는 울주군 서생면과 온양면 일대의 최저 기온이 1.2도까지 떨어졌다. 봄 날씨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저온이었다. 따라서 우리도 냉해와 일조량부족에 강한 작물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식량안보가 결코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상저온이 앞으로 몇 년만 지속된다면 당장 닥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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