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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하기란 정말 쉽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이를 먼저 물어보고 입 밖으로 내는 것이 남자다. 이렇게 하는 것만이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을 떠나 말에 서푼어치의 무게라도 실리게 하는 길이다. 울산을 텃밭으로 하는 한나라당에 불던 지방선거 공천바람은 끝이 났다. 엊그제는 이들이 한데 모여 필승결의대회까지 했다. 이들 중 일부는 벌써 당선증이라도 받아든 냥 의기양양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기에 바빴다. 그러나 과연 낙천자들에게 한 점 부끄럼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이들 가운데 얼마나 되겠는가. 출마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사람에게 괜히 희망을 갖게 하는 언질을 주지 않았는지, 또 공천을 주지도 공천에 도움을 주지도 않을 거면서 너스레를 떨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부처님 말씀에 말(言)로 지은 업(業)이 가장 무겁다고 했다. 공천을 신청했다가 공천장은 고사하고 쪽박마저 깬 '탈당파' 무소속 후보들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순간부터 한나라당은 오직 이겨야 할 대상으로 바뀌었다. 조직적인 방해와 낙선운동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표를 줄 민심(民心)이 호의적이라 생각할 수도 없다. 변화와 개혁을 모르는 당심 못지않게 민심도 부끄러움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