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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오름세가 장난이 아니다. 특히 채소류 등은 하루가 다르게 값이 폭등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LPG 등 석유류 요금도 지난해 연말부터 슬금슬금 오르더니 지금은 4년만의 최고 수준이다. 다행히 일반 공산품값이 보합세를 유지, 물가인상 폭을 좁혀주기는 하지만 서민가계에 미치는 주름살은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유지와 식료품비 등 최소한의 생계에 이들 인상물가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자는 물가상승 지표만을 내세우며 태평이다. 전체 물가상승률이 평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물가비상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이 정도의 물가상승은 예견됐던 일이라 정부로서도 뾰족한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며, 현 상태를 당연시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하루하루 물가전쟁을 치르고 있다. 배추와 무, 상추 등의 소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배 이상 폭등했다. 전월대비로 조사, 발표되는 물가통계로서는 실감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월대비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4월 물가통계로도 이들 채소류의 가격인상폭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파가 60%, 무가 39.4%, 배추가 27.4%나 올랐다.
 누적 물가상승분을 떠나 한 달새 물가인상폭으로도 현재의 물가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여기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유류의 가격 상승률도 전년 동월대비 하나같이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경유가 13.1%, 등유 12.7%, 휘발유가 11.9%씩 각각 상승했다. 서민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원비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학원심야교습을 규제하면서 오히려 수강료만 인상시킨 격이 됐다. 지난해 동월기준으로 대입학원 종합반이 10.6%, 고입학원비 9.9%씩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처럼 올해 들어 물가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한파와 폭설, 흐린 날씨, 일조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시설채소가 제때 생육과 출하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의 물가상승을 이것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한결같은 지적이다. 4대강개발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실시하면서 시설채소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과 이로 인한 생육환경 악화도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또 6.2 지방선거로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선거에 올-인하게 되면서 물가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민이 살맛나고 편한 정치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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