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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북구청이 업무용 자전거를 전시용으로만 세워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한 해명이 더 구차하다. 4일자 울산지역 모 일간지에 북구청이 수천 만 원의 예산을 들여 구입한 업무용 자전거가 지난 한 달 간 부서별로 이용한 횟수가 0~10회에 지나지 않는다는 기사가 나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5월3일까지 북구청 각 실과에 마련돼 있는 자전거 사용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이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동절기에는 관리상 문제로 자전거를 아예 창고에 보관하다 4월 들어 자전거보관대에 꺼내뒀다고 이 신문은 전하고 있다. 그러자 북구청은 이 모든 이유를 날씨 탓으로 돌렸다. 북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들어 추운 날씨가 유난히 길었던 데다 비까지 자주 내려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동절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5개월 동안 자전거를 창고에 보관해 뒀던 이유를 "동절기면 자연 자전거 이용률이 떨어지고 외부에 내어놓으면 도난과 분실, 파손될 위험이 높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였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북구청이 분실방지와 사고예방을 위해 자물쇠와 헬멧을 별도 예산으로 구입해 놓고도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 자전거보관대도 도난위험이 적으면서 이용하기 쉬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날씨가 추워 이용률이 덜어졌다는 것보다 더 앞뒤기 맞지 않는다. 날씨만 해도 그렇다. 울산의 봄 날씨가 춥다고 해도 영하권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저 쌀쌀한 정도에 불과했다. 자전거도시로 이름이 높은 유럽의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에도 자전거 이용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빙판길에 털장갑과 두꺼운 스웨터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을 보고 있으면 "선진국이 그저 되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특히 공무원들이 모범을 보이고 있었다. 시청이나 관공서 등 어디를 가더라도 자전거가 빽빽이 채워져 있고 자전거로 통근하는 것을 최고의 시민정신으로 알고 있다. 휴일이나 멀리 가지 않는 한, 자전거 이용을 당연한 교통수단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전거를 아직 레포츠용으로만 알지 생활화하지 않고 있다. 말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면서 행동은 따르지 않고 있다. 북구청은 자전거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꾸를 할 것이 아니라, 겸허히 수용하고 이용률을 높일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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