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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신종플루로 취소된 이후 울산의 주요 축제가 외부적 요인으로 줄줄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그 대표적인 축제가 불고기축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먹거리특구로 지정된 '언양·봉계불고기특구'는 지난해 신종플루로 축제가 취소되더니 올해는 구제역으로 연거푸 취소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 뿐 아니다. 울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전국에 알려지고 있는 고래축제 역시 올해 축제 일정을 연기했다. 축제의 연기나 취소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 불고기 축제의 경우 언양읍과 두동면 봉계리 일대에 있는 76곳의 한우 불고기 전문식당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최근 구제역 바람이 불면서 식당 매출이 30∼40%까지 급감해 상인들은 하늘만 원망하고 있다. 봉계지역의 경우 지난해 9월 봉계한우불고기축제를 열려고 했다가 신종플루로 취소했고, 다시 지난달 불고기축제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구제역 바람에 내년 가을로 연기하는 등 2년째 축제를 열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먹거리 특구 지정 이후 불고기축제를 열어 울산지역 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 했는데 신종플루와 구제역으로 2년째 축제가 취소되자 업주들은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에 있는 셈이다. 한번의 축제를 준비하는 데는 지역민과 준비위 등의 노력이 작용하고 그만큼 기대심리도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축제가 연기되면 지역민과 상인들은 금액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역 축제가 외부적 요인으로 취소되는 사태를 마냥 방관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신종플루나 구제역의 경우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우리가 초래한 문제도 아니니 불가항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돌발사태가 축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인가는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릴 때에도 전국의 주요 축제들은 규모를 축소하긴 했지만 성황리에 축제를 마쳤다. 여주나 울진, 광주 등에서도 정부지침이나 신종플루 여파를 모르진 않았지만 안전관리를 강화해서 무사히 축제를 마쳤다. 이들 지역의 축제가 외부적 요인에 굴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축제의 정체성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울진 농업축제의 경우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지자체와 지역민이 하나가 돼 축제를 마쳤다. 농업축제라는 다시 구시대적 발상을 체험적 요소를 강화해 축제 참가자들이 농촌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다양화해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결국 축제는 외부요인보다 내실 있는 준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툭하면 연기나 취소로 일관하는 울산의 지역축제 관계자들이 곱씹어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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