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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고 노옥희 전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치러진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노 전 교육감의 남편인 천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부부가 교육감에 순차적으로 당선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특히 관심을 끈다. 

 먼저 김주홍 후보의 추격을 따돌리고 안정적 득표에 성공한 천창수 당선인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또 끝까지 열의를 다한 김 후보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 김주홍 후보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노 전 교육감과 맞대결을 펼쳐 석패 한 바 있어 아쉬움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줄었고 공약 경쟁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둘 다 박수를 받을 만하다. 

 보궐선거여서 천 후보는 어제 오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이어 취임식을 가진 뒤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당선 소감에서 “지난 4개월의 공백에 혹시라도 빈틈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고 부족함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촘촘하게 메워 울산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지속시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이 우리나라 공교육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오직 아이들만 바라보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학교·사이버폭력 등 갈등·소통 문제 해소 온 힘을 쏟아야

 바라건대 결코 겉포장만 화려한 말잔치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학부모와 학생, 교육 당국 등 시민들은 울산 교육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새로 당선된 천창수 울산시 교육감의 책무가 여느 때보다 막중하다 하겠다. 직선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각별한 의미를 갖기에 더욱 그렇다. 사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입시 위주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점을 식상하리 만큼 많이 들었다. 이로 인해 창의력과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국제적 인력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교육의 효율성과 방향성을 새로 한 번 짚어볼 일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 등 갈등과 소통 문제를 해소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학창 시절 큰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어 후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발전되는 경향이 짙다. 새로운 시스템과 접근방법으로 대처방안을 서둘러 찾아내야 한다. 게다가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 지원 정책도 필요한 부분이다. 학생은 물론 교원단체, 사회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정보화교육 절실…AI 능숙·활용 다룰 줄 아는 학생들을 길러야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정보화교육이 절실하다. 챗GPT가 좋은 사례다. 이 같은 AI 프로그램이 보편화되면 일선 학교 현장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게 틀림없다. AI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당혹스럽겠지만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막연한 공포와 과장된 기대를 모두 경계하고 AI를 능숙하게 활용하고 다룰 줄 아는 학생들을 길러야 한다. 결국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미래지향적 교육 정책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교육비 증가는 비단 입시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참교육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만큼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치기하는 정책이나 과도한 이념지향 교육은 이젠 사라질 때가 됐다고 본다. 교육자다운 면모를 잃지 않고 균형감과 품위 있게 교육행정을 이끌어 줄 것을 부탁한다. 

 새 교육감은 치열한 선거전을 끝내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랐다. 패자에 대한 아낌없는 위로와 경청의 자세도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100% 승리란 없다. 이번 선거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인 26.5%를 기록했음이 그 반증이다. 더불어 열띤 선거전에 따른 감정의 앙금을 씻고 상호 존중과 소통, 화합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도 힘을 모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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