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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날이 이어지면서 식중독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급성 호흡기균인 레지오넬라균이 다중이용시설 곳곳에서 검출돼 여름철 주요 감염증에 대한 선제적 예방책이 절실하다.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백화점, 대형 쇼핑센터, 철도역사, 복지관, 대형 목욕탕, 찜질방,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101곳을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과 잔류염소 등 2개 항목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총 18건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따라서 대형건물과 쇼핑시설, 숙박시설을 비롯해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등의 냉각탑과 화장실 및 샤워실의 냉·온수시설을 철저히 청소하고 소독해야 한다. 또 대형 목욕탕과 찜질방, 그리고 복지시설은 탕 내 냉·온수와 샤워기 냉·온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울산 다중이용시설 18곳 레지오넬라균 검출·식중독 예방활동 강화
 레지오넬라균은 3급 법정 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의 원인균이다. 레지오넬라증은 주로 25~45℃의 오염된 물에서 증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비말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경우 독감처럼 발현돼 대부분 2∼5일 뒤 호전되지만, 만성 폐질환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폐렴이 동반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5~30%의 치명률을 보이게 된다. 만성 폐 질환자, 당뇨, 고혈압 환자, 흡연자, 면역력 저하 환자 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발열, 기침 등 레지오넬라증이 의심되는 경우 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물론 의료기관은 (의사)환자 진료 시 담당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여름철 식중독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때이다. 특히 요즘같은 고온다습한 날씨 조건에서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일상에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지키는 게 좋다. 그나마 아직은 울산에서 집단 발생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위생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초등학교 등에서의 철저한 관리가 무엇보다 요구되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올해 '식중독 예방진단 자문'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올해 사업 대상은 기업체 등 집단급식소 30곳과 김밥, 면류, 회 등 식중독 발생이 높은 여름철 다소비 조리식품을 취급하는 음식점 80곳 등 총 110곳이다. 

울산시 선제적 현장점검 더불어 시민 모두 철저한 위생관념 가질 때
 이미 1차로 울산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현장을 방문해 마련한 '식중독 예방진단 자문(컨설팅) 평가표'에 따라 식재료 검수 단계부터 보관·조리·배식까지 각 단계별 위생관리 상태 점검을 통한 오염 가능성을 진단 평가해 종사자에게 '개선·보완책'을 제시했다. 특히 종사자의 위생 인식개선 유도를 위해 칼, 도마, 냉장고 손잡이 등 '세균오염도(ATP) 측정'을 통해 종사자가 실제 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차로 지난달 25일부터 9월까지 구·군 위생 관련 부서에서 현장을 방문해 1차 자문시 제시한 '개선 및 보완책'을 지속해서 실천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추가로 맞춤형 위생교육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식품 안전의식 고취, 위생관리 능력 향상, 식중독 저감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울산시가 이 사업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총 5회에 걸쳐 '식중독 예방관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어 더 그렇다.

 그렇다고 마냥 울산시의 역할에만 기댈 일은 아니다. 시민 모두 철저한 위생 관념과 바른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보건당국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관 등은 불량 식자재와 비위생적 환경에 있는 식품업체와 음식점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배달음식 제조·판매업체에 대한 점검도 게을리해선 안될 일이다. 집단 급식 및 외식 시설에 대한 지속 점검과 예방 교육을 통해 안전한 환경이 되도록 사전 조치에 힘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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