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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와 국제자살예방협회는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9월 10일을 '세계 자살예방의 날'로 제정하고, 그 주간 1주일을 자살 예방 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행사와 교육·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어제 '2023년 자살예방의 날을 기념해 '생명 존중 강연'을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불안과 고립의 시대에 건강하고 행복한 정신건강을 위한 조언과 일상 속 가족의 건강한 마음을 위한 자기돌봄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정신건강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살의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주변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자살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대책이나 우리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라는 불명예를 쓰고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명이었다. 2013년 28.5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줄어들다가 2017년부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OECD 평균인 11.1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그나마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2013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자살문제는 여전히 심각성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조울증 등 자살 위험이 큰 이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거나 작별의 메시지를 남기는 등 주변 인물에게서 이상 신호를 감지할 경우,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극단적 경쟁과 경제양극화를 방치하면서 자살률 억제를 기대할 수는 없어 보인다. 또한 가정해체가 본격화하면서 1인 가구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현실을 그저 방관할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 및 관련 기관은 OECD 국가 1위의 자살사망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예방대책을 꾸준히 찾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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