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택배기사를 비롯해 퀵서비스, 배달 운전자,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사 등 업무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고, 주된 업무가 이동을 통해 이뤄지는 직업군 종사자를 이동노동자로 지칭한다. 이들은 실내 근무보다 야외에서의 이동이 잦고 대기시간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는 쉼터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최근 울산 북구 진장디플렉스에 '진장이동노동자 쉼터'를 개소한 것도 이동노동자의 '인간적인 노동환경'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실 그동안 지역 노동계와 지자체가 이동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성과는 그리 좋지 않다. 이동노동자들은 직업 특성상 장소를 계속 옮겨 다녀야 하지만 쉼터가 한정돼 있어 이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쉼터가 이동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설립해놓고 이용률이 떨어진다면 그 보다 안타까운 일도 없기에 하는 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바로 달동 이동노동자 쉼터에 이어 이번에 개소한 울산의 제2호 이동노동자 쉼터인 '진장이동노동자 쉼터'다. 고용노동부 국비 공모사업 '플랫폼 종사자 일터 개선 지원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2억7,000만 원을 들여 127㎡ 규모로 만들어졌다. 공동휴게실, 여성휴게실, 체성분 측정기, 컴퓨터, 충전기 등의 각종 시설과 비품을 갖추고 있어 심야·혹한·혹서기 등에 고충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향후에는 노동 관련 각종 상담서비스, 건강서비스 지원사업, 문화 프로그램 운영까지 확대해 복합공간으로 활용할 계획도 있어 기대를 모은다. 산업의 변화와 대리문화 확산으로 택배 노동자와 대리기사들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사회가 이동노동자들의 복지에 적극 관심을 보여줄 때다. 곳곳에 이동노동자들의 쉼터가 더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