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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기술 패권 시대다. 미래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워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앞세운 친환경 신산업에 박차를 가할 때 기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특히 순환경제는 새로운 경제질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 중 플라스틱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15일 SK지오센트릭이 울산에서 대한민국의 순환경제 미래를 활짝 열게 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의 첫 삽을 뜬 것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내 21만5,000㎡ 부지에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조성하는 기공식을 개최했다. 울산 ARC는 환경에 기여하는 사업으로의 혁신(Green Transformation)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에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SK그룹의 핵심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관통하는 프로젝트다. 

1조8000억 투자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첫 삽
 이 사업이 주목되는 것은 국제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지어지는 공사에 총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말 완공 계획이 그 중 하나다. 또 화학산업의 당면과제이자 기후위기 등 시대적 변화 요구에 맞춰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이를 지켜보는 까닭도 이런 배경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울산 ARC는 미래 먹거리인 플라스틱 재활용 신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폐플라스틱이 자원으로 재탄생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 경쟁력 제고는 물론 미래 글로벌 화학산업을 선도하는 계기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다.

 실제 울산 ARC의 상업 생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매년 폐플라스틱 32만 톤이 재활용된다. 국내에서 한 해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 톤)의 약 10%에 해당하는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긍정적 메시지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향후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엄청나다. 본 공사에 약 2,600명의 상시고용과 3만8,000여명의 간접 고용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이밖에 울산 지역 간접 생산유발효과도 연 1조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완공 시엔 연 7억 달러의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게다가 공장 운영에 필요한 폐플라스틱 확보는 수거·선별 전문 중소기업과 협력을 다각화하는 등 재활용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대할 게 분명하다. 시민들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게 빈말이 아니다.

재활용 산업 밸류체인 확대…정부, 생태계 구축 동반자 역할 중요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바가 남다르다는 점이다.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꼽히는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PET 해중합이 한 곳에서 구현된다.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고부가 기술들로 플라스틱의 오염도, 성상, 색상과 상관없이 상당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이로써 플라스틱이 새로운 쓰임새를 찾는 순환경제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는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으로 원유 사용 생산활동을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임에도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했던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게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의 국내외적 환경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그럼에도 힘차게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미래 신사업에 정부와 기업이 손을 맞잡고 나아 가야 한다. 정부는 R&D와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해 플라스틱이 화학산업의 원료로 재활용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순환경제 구축에 앞장서는 기업들에게는 든든한 동반자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은 규제는 서둘러 혁파하겠다는 의지도 여러번 밝혔다. 신중하고 치밀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되는 사안이기에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울산시도 ARC를 중심으로 순환경제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탄소중립 성공모델을 만들어 가는데 행정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차질없이 계획이 추진되도록 확고한 실천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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