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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영 중구 복지지원과 주무관
최철영 중구 복지지원과 주무관

나 홀로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혼밥, 혼술, 혼영, 혼행 등 '혼자 하는 활동'을 일컫는 신조어가 유행이 된 지 오래다. 

 유명인들의 솔로 라이프를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야말로 1인 가구 전성시대라고 할만하다.

 올해 실시된 울산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시민 1,286명을 대상으로 한 인구정책 수요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41.3%가 “결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 필요성을 못 느낀다"라고 답했다. 나아가 미혼 응답자의 35.8%가 “결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구 형태 변화 및 개인주의 심화 등 다양한 이유로 1인 가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회 구조가 변화하면서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마련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기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에 1인 가구의 상황을 고려한 유연하고 효과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1인 가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1인 가구는 다양한 연령, 직업, 경제적 상황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젊은이들의 독립적인 생활 선택부터 중년 이후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까지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따라서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서비스 발굴 시 일률적인 접근보다는 다양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1인 가구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많은 1인 가구가 주거, 의료, 교육 등 경제적 부담을 혼자서 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거 보조금 및 의료비 지원, 교육 기회 제공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저소득 1인 가구, 특히 노년층의 경우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최근 발간한 2022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65세 이상 독거노인의 빈곤율은 72.1%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황혼 이혼, 사별 등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국민연금 제도가 안착되기 전에 일을 했고 노후엔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국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셋째,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감도 커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는 1인 가구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 및 동호회와 같은 소모임을 만들어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웃들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사회 안전망 안으로 들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책을 발굴·운영해야 한다. 사회 구조와 가족 형태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 1인 가구의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연금, 건강보험, 취업 기회 제공 등 종합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지자체에서 1인 가구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산 중구는 지난 2021년 '울산광역시 중구 1인 가구 정책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사회보장계획과 연계해 4년마다 1인 가구 기본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고 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지역 내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울산광역시복지가족진흥서비스원 등 다양한 민간기관도 1인 가구 지원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1인 가구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사람은 결국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만족을 얻기 때문이다. 

 혼자인 이들이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삶의 방식에 맞춰 우리 사회 또한 변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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