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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토끼의 해도 이제 이틀 후면 막을 내린다. 출발선에 섰을 때만 해도 기대와 설렘으로 부풀었지만 지금에서 뒤돌아보면 아쉬움만 가득하다.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장바구니는 쪼그라들어 서민들의 주름살이 펴질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따른 가계 빚 확대로 살림살이가 위축됐으며 부동산 경기마저 얼어붙어 자산가치는 맥없이 무너졌다. 고용시장에서는 노년층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질 뿐 청년층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아 '청년 탈울산'이라는 현실에 부딪혀야만 했다. 더욱이 일상에 깊이 파고든 마약문제와 묻지마 폭행 등으로 사회안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한 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민들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꿈의 도시 울산에 징검다리를 놓은 한 해'였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울산을 다시 울산답게' 만들기 위해 울산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도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려 애썼다. 

마약·묻지마 폭행 등 사회적 불안에 '3고'로 한숨 가득했던 2023년
 무엇보다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대에 과감한 체질 개선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특히 울산 주요 기업들이 이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이어간 점은 단연 돋보였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조선 등 울산지역 주력 산업계가 뜻밖의 호황을 맞은 가운데 에쓰오일은 샤힌프로젝트에 9조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갔다. 현대자동차도 전기차 울산공장 신설에 2조원을 쏟아붓는 결정을 했다. 또 SK지오센트릭은 1조8,000억원이 들어가는 '첨단 재활용 클러스터(ARC) 조성'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이와 함께 1조원대의 고려아연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 신·증설과 LS MnM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투자유치를 이끄는 등 총 16조6,398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유치를 성사시켜 울산시가 나라 안팎에서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울산시의 미래를 향한 발걸음은 쉼없이 이어졌다. 개발제한구역 시·도지사 해제 권한을 100만㎡ 미만으로 확대했다. 이어 김두겸 울산시장의 공약 1호인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첫 성과를 냈다. 도심융합특구 사업지인 중구 다운동 일원 18만9,000㎡ 부지의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이다. 여기에는 탄소중립특화연구집적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이룬 성과와 아쉬움 바탕으로 갑진년 역동적 한 해로 빚어내길
 또 국가 긴축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268억원이라는 내년 국가예산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안 2조2,254억원보다 13.5%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지방채 1,511억원 상환으로 채무 비율 축소(17.56%→14.89%)도 이뤄냈다. 또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도 도입이 핵심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국회 통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보기드문 대단한 성과로 자랑할 만하다.

 이와 함께 국가 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정부 타당성 재조사 통과로 세계 최초 친환경 수소 트램 설치 기반 마련,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 선정 등을 성사시켰다. 특히 울산대학교가 '글로컬대학30'에 지정돼 2027년까지 국비 1,000억원을 확보하면서 산·학·관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 기반을 마련한 것은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해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건설업체 하도급률 30% 돌파, 울산공업축제 35년 만에 부활, 기업 지원 전담인력 파견을 통한 공장신설 인허가 획기적 단축 등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모든 것이 시민 모두가 하나되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택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면서 함께해준 울산시민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이유다. 

 이처럼 올해 시민과 함께 이룬 성과와 아쉬운 점을 바탕으로 내년을 새롭게 도약하는 역동적인 한 해로 빚어내길 바란다. 이제 남은 시간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했으면 한다. 아울러 어려운 언론환경 속에서도 울산신문이 정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애독자와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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