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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테마 앤솔러지 '울산, 소설이 되다' 표지. 울산소설가협회 제공
울산 테마 앤솔러지 '울산, 소설이 되다' 표지. 울산소설가협회 제공

울산을 소재로 한 작품집 '울산, 소설이 되다'(바니디자인·360쪽)가 출간됐다. 

 '울산, 소설이 되다'는 울산소설가협회 회원들이 울산문화관광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한 해 동안 작업한 결과물이다. 

 참여한 작가는 강미, 강정원, 권비영, 김태환, 김화순, 류미연, 심은신, 이경숙, 이레, 이양훈, 이호상, 전혜성, 정정화 등 모두 13명이다. 

 이들은 △반구대암각화 △울산왜성 △마두희 △장생포 △개운포성 △공단 △천주교유적 △언양장터 △송대리 고인돌 △자수정동굴 △외고산 옹기마을 등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규정하는 다양한 소재로, 아름다운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강미 소설가의 '성냥 한 개비'는 일제강점기 전국적인 공분을 일으켰던 '1927년 언양사건'을 산 자와 죽은 자의 시선에서 그렸다. 

 성냥 한 개비로 시작된 다툼이 민중의 분노를 일으키고 어떻게 연대해 항거하는지 세밀하게 보여주는 슬프고도 자랑스러운 이야기다.

 이호상의 '정복될 수 없는 성'은 지난 1597년 12월 23일~1월 4일 펼쳐진 울산의 도산성 전투를 소재로 삼았다. 

 김화순의 '마두희, 하늘을 잇다'에서는 실제 마두희가 벌어지는 현장의 생생함이 전해진다. 시대를 오가는 울산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전해진다.

 강정원의 '당신의 시간'은 공업화 초기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가족과 국가경제 발전에 헌신한 산업화 1·2세대 가족의 이야기다. 

 심은신의 '석양증후군은 아침에 온다'도 산업화 시절 불이 꺼지지 않았던 공단에서 일했던 아버지의 치매를 대하는 아들의 이야기다. 

소설 속의 울산.
소설 속의 울산.

 이경숙 소설가의 '그 겨울, 바다는'은 장생포의 기름 유출 사고를 모티브로 했다. 

 권비영의 '로라'의 무대도 장생포다. 주인공이 운영하는 고래 테마 서점 '로라'는 어린 시절 아기 분홍고래를 함께 목격했던 연인이 들려 준 노래다. 

 김태환의 '봉당 높은 집'의 무대는 상북 궁근정이다. 정갈한 마당과 오래된 향나무, 우물이 있는 집, 그 집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류미연의 '외고산 아이들'엔 온양 '외고산 옹기마을'이 등장한다. 옹기가 생활 속에서 밀렸던 시절에도 은마를 지켜냈던 이들과 마을을 지나는 기찻길에서 놀며 자랐던 아이들의 추억이 생생하다. 

 이레 소설가의 '성바오로 성당의 기와지붕'에는 탑골 길천 등의 공소들이 등장한다.

 이양훈의 '반구대 파사공주'에서는 암각화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가 펼쳐진다. 8,000년 전 반구대에 있던 나라로 여행하게 한다. 

 전혜성 소설가의 '개운포연가'는 외황강 하구 개운포성지를 무대로 삼았다. 

 정정화의 '언어가 감정을 지배하는 방식'에는 자수정동굴이 나온다. 

 말과 감정 사이에서 헷갈려하는 여성이 자수정 동굴에서 어떤 해답을 찾아낼지 궁금해진다. 

 김태환 회장은 "전설처럼 묻혀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지역 소설가들의 의무일지도 모르겠다"면서 "울산의 이야기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알리는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도록 앤솔러지 작업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수빈기자 usksb@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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