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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영남알프스와 등억온천단지 일대 전경. 울산시 제공
울주군 영남알프스와 등억온천단지 일대 전경. 울산시 제공

 

영남알프스 일대 관광개발 사업들이 환경, 규제라는 족쇄를 달고 십수년 이상을 지지부진했다. 영남알프스를 끼고 있는 경상남도 밀양시는 일찍이 케이블카 등 일대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매년 수십만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신불산, 간월재 등 산악 활동과 일대 경관을 감상하고자 영남알프스를 찾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관광 단지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뒤따른다. 국내 최대의 산악 관광지라는 허울 이면에 다방면의 관광시설이 부재한 탓에 알맹이 없는 산악 활동지로 평가되는 실정이다. 울산시와 울주군, 지자체가 그린 청사진을 밑바탕에 둔 관광 단지 활성화가 조속히 추진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내 최대 산악 관광지 허울 시설 부재 
이러한 상황이지만 울산 관광지 가운데 영남알프스가 차지하는 관광객 비중은 최고 수준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기준 울산 관광자원 유형별 41개 관광지의 입장객 현황(제7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을 살펴보면 문화 유형이 약 9.3%(49만9,228명), 자연 및 생태환경이 약 39.6%(213만5,929명), 관광장소 및 시설이 약 51.5%(275만9,078명)다.

유형별로 가장 방문객 수가 높은 관광지는 문화 유형(총 6곳)에 장생포 고래문화마을(23만여명), 자연 및 생태환경(총 7곳)에 태화강국가정원(83만여명)과 영남알프스(80만여명), 관광장소 및 시설(총 28곳)에 대왕암공원(64만여명) 등이다.

해당 수치를 분석해보면 울산지역 관광지 방문객 중 절반가량이 자연 및 생태 경관지를 다녀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방문객(539만4,235명)을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관광장소 및 시설 유형의 국제클라이밍센터, 신불산 폭포 자연휴양림까지 더한 영남알프스 일대 방문객 숫자는 약 17%(91만1,183명)로 태화강국가정원 일대와 함께 최고 수준에 달한다.

단순 방문객 숫자만으로도 영남알프스가 지역 최대 관광지로서의 잠재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될 여지가 있다.

또 울산시가 지난 2020년 울산지역을 방문한 국내 관광객(울산광역시민 제외)을 대상으로 관광행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꼽았으며 가장 선호하는 관광 활동은 '휴식과 휴양'이라고 답했다.

이는 '쾌적한 자연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영남알프스 일대에 '휴식과 휴양'을 제공할 시설만 갖춰진다면 지역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울산시가 지역관광 개선을 위한 계획과제로 꼽은 '산업도시 이미지 탈피'도 영남알프스를 포함한 산악, 생태, 해양 관광자원 활용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일대를 산악관광과 레저산업이 융합된 관광 단지로의 개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울주군이 산악관광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는 것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다.

규제, 환경, 반대 여론의 틈바구니에서 20년 이상을 허우적대며 최대 숙원사업으로 남았던 케이블카 사업이 지난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라는 1차 관문을 넘었다.

현재는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치고 실시설계를 포함한 본격적인 추진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울주군은 사업계획에 따라 오는 2025년 영남알프스 일대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면 지역 일대 대규모 축제인 산악대축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및 다양한 산악관광 정책들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에 울주군의 '산악관광 베이스캠프 사업'이 포함돼 국가 규모의 관광사업이 추진된다.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지원을 통한 산악익스트림센터 건립사업이 올해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사업은 기존 영남알프스 일대 자원과 맞물려 발휘될 시너지 효과는 국내 최대 산악 관광지로의 도약 발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울주군 방문자 평균 체류시간 205분 그쳐

이렇듯 관광객의 발길을 영남알프스로 잡아끌 수 있는 관광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며 동시에 체류 관광기반 마련의 필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관광 전문가와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관광 콘텐츠 활성화와 함께 전국에서 몰려드는 수십, 수백만 관광객을 지역에 묶어둘 수 있는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울산시가 울산권 관광개발 전략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집객력있는 체류형 관광거점으로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손수민 울산연구원 연구위원이 울산시에서 열린 영남알프스 관련 포럼에서 발표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관광 데이터랩 조사자료(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에 따르면 숙박 일수별 울산시 방문자 비율에서 무박 방문자가 93.4%에 달했으며 울주군 방문자 평균 체류시간은 205분에 그쳤다. 

또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울주군 숙박방문자 비율은 1.5% 하락하고 체류시간은 0.6%가량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14일 손수민 연구위원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과 명소화를 위해 울산울주 산악영화제, 트레일 나인피크 대회, 영남알프스 8봉 인증 사업 등 최근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킬러콘텐츠 사업과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관광객 증가뿐만 아니라 영남알프스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상승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도심 관광시작점 교통개선·지역 연계 필요

이어 "일대의 각종 프로그램과 대회, 축제 등에 참여하는 방문자를 중심으로 만족도 조사와 변화하는 트렌드 반영을 통해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 및 확대하고 관광객 체류시간 증대를 통해 궁극적인 목표인 체류형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울주군의회 소속 해당 지역구 정우식 의원(경제건설위원회 위원장)은 '등억온천단지 활성화, 지역연계를 통한 체류 관광객 확보'를 영남알프스 일대 관광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날 정 의원은 "등억온천단지, 국립산불산휴양림 일대 등이 개발 관련 규제에 발 묶여 다양성이 강조되는 현시대에 맞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방안이 필요하다"며 "특색있는 숙박시설은 일대 관광객 유치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최근 온천단지 내 새로 생긴 가족형 키즈모텔의 경우 주말마다 예약이 가득 차는 등 고객이 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영남알프스에 수십만 이상의 관광객이 몰림에도 불구하고 인근 언양, 상북 지역은 부가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단지를 확대해 인근 도심을 관광 시작점으로 활성화하거나 일대 교통 개선을 통해 언양, 상북 등과 지역연계를 이루는 것만으로도 숙박과 음식 그리고 즐길거리까지, 관광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해 울주군이 체류형 관광거점 개발을 위한 일대 대규모 호텔 유치 방안으로 기업유치보조금사업 지원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했는데 경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원 대상을 대형 리조트까지 확대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른 최대 수혜대상이 등억온천단지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울주군은 올해 안으로 대형 리조트를 포함한 호텔 유치 관련 조례 개정을 끝마치고 지역 내 체류 관광 활성화를 위한 행정단계를 시행해 갈 방침이다.

울주군은 더불어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사업, 관광숙박업 전환 시설개선 지원 등 지역 일대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신규·확대 시행해갈 계획이다.

울주군 측은 관련 사업들이 향후 영남알프스 일대 산악관광산업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를 통한 일대 관광 산업 발전이 울산시가 영남알프스 종주도시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민창연기자 changy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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