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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산업단지에서 완충녹지→산업용지로 활용하는 대신, 기존 산업용지→완충녹지로 등가성 원칙에 따라 대체 지정한 '산업단지 개발계획 변경 조치'가 이례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SK지오센트릭 신규 생산공장 조성에 따른 열파이프랙 설치를 위한 개발계획 변경으로, 산단 내 녹지 총량 원칙은 지키되 기업 활동 지원 차원에서 울산시가 적극 행정을 펼친 덕분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31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 남구 상개동 341번지, 고사동 4-10 일대가 지난해 각각 산업시설용지, 완충녹지로 변경하는 산업단지 개발계획이 인가됐다. 사업시행 기간은 올해 12월 말까지이다. 공장용지는 930㎡이고 완충녹지는 931.1㎡이다. 

 이에 따라 산단 내 녹지가 남구 상개동 341일대에는 기존 7만5,930㎡가 930㎡ 줄면서 7만5,000㎡로, 남구 고사동 4-10 일대는 기존 931.1㎡가 더해지면서 2,473.4㎡로 변경됐다.

 SK지오센트릭이 추진하는 고순도 IPA 공장조성에 따른 열파이프랙 설치를 위한 조치이다. 

 울산시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산업단지개발사업에 대해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16조 및 제17조의2에 따라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자지정(변경) 및 실시계획(변경) 승인하고 같은 법 제19조의2,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2조, '토지이용규제기본법' 제8조를 근거로 SK지오센트릭㈜의 열파이프랙 설치를 승인했다. 

 SK지오센트릭의 고순도 IPA 공장은 SK지오센트릭이 일본 화학전문기업 도쿠야마사와 손잡고 반도체용 세정제 시장 진출을 위해 짓는 생산공장으로 지난 2022년 8월 착공, 올해 상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현재 시험 생산 중이다. 

 이번 산업단지 계발 계획 승인 건은 이 공장의 가동을 위해 다른 공장에서 생산된 스팀을 공급받기 위해 조성하는 배관(열파이프랙) 설치를 위한 조치인데, 배관이 지나가는 부지가 경관녹지로 묶여있는 땅이다 보니 산업시설용지로의 변경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SK지오센트릭은 인근 SK에너지가 소유한 산업시설용지를 매입해 울산시에 기부채납했고, 시는 이를 받아서 완충녹지로 변경하면서, 등가성 원칙을 적용했다.

 말하자면, 기업의 열파이프랙 설치를 위해 녹지를 산업시설용지로 변경하고, 열파이프랙 설치로 인해 축소된 녹지 356호의 대체녹지 조성을 위해 산업시설용지를 줄이고 녹지를 늘린 조치이다.

 울산시는 산단 내 녹지 소실에 따른 대체 완충녹지를 조성해 효율적인 산업단지 개발계획 변경을 도모했다는 설명이다. 

 완충녹지→산업용지로 활용하는 조건으로 기존 산업용지→완충녹지로 대체하면서, 울산미포국가산단의 녹지 총량에는 변함이 없도록 한 것이 경직성을 탈피한 적극 행정의 표본이라는 관측이다. 전국에서도 산단 내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해 녹지 개발에 따란 대체 녹지 확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의 녹지율은 법 기준인 10%에 못미치는 7%대에 머무는 상황이라 녹지 축소는 불가한 가운데, 산단에 투자를 감행한 기업(SK)의 재정적 손해를 감수한 제안에 시도 적극적인 행정력을 발휘해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협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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