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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문화재단은 지난 15일 연광철&선우예권 '시인의 사랑' 공연을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했다. 울주문화재단 제공
울주문화재단은 지난 15일 연광철&선우예권 '시인의 사랑' 공연을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했다. 울주문화재단 제공

국제 콩쿠르를 석권한 최고의 거장들의 아름다운 선율이 봄이 다가온 3월 밤 울주에 널리 울려 퍼졌다. 

 울주문화재단은 지난 15일 연광철&선우예권 '시인의 사랑' 공연을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했다. 연광철은 지난 199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바그너의 성지'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150회 이상 공연했고 2018년엔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궁정가수)' 칭호도 받았다. 또 지금까지 세계 유수 오페라 극장에서 주빈 메타, 제임스 레바딘, 정명훈 등 명지휘자들과 활동하고 있다. 

 선우예권은 2017년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콩쿠르를 넘어 국내외에서 주목받으며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그는 한국인 피아니스트로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 기록을 보유한 피아니스트다. 

 이날 두 아티스트는 시인 하이네의 16편 시에 슈만이 클라라와의 사랑을 맺는 과정을 곡으로 승화시켜 탄생한 걸작 '시인의 사랑'을 주제로 90분의 무대를 채웠다. 

 두 사람은 250여 편에 이르는 슈만의 가곡 중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 16편에 음악을 붙인 '시인의 사랑' '내 고뇌의 아름다운 요람' '나의 장미' '헌정'과 피아노곡 '다비드 동맹 무곡'을 들려줬다. 3~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곡의 개성과 가사가 주는 묘미를 밀도 있게 전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들의 무대는 그저 감탄만을 자아냈다. 

 베이스 연광철의 무게 있는 목소리는 첫 운을 떼자마자 묵직한 에너지로 단숨에 공연장을 압도했다. 남성성악 중 가장 낮은 베이스로 불리니 엄숙함과 진실함이 더욱 느껴졌다. 

 선우예권의 독주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약 20여 분 펼쳐진 그의 독주무대는 다채로운 색과 무게감이 담겨있는 무대였다. 

 강약을 적절히 조절하며 흐름을 이어가던 그의 선율이 끝나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전석 매진 행렬을 보인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도 무대에 진심이었다. 

 이날 만난 한 관객은 "더 깊은 공감과 몰입을 위해 시인 하이네의 16편 시 원본과 오늘 연주하는 노래의 악보, 가사를 다 프린트해 왔다"며 "최고의 성악가, 최고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다시 보기 어려운 명품 공연이다. 수준 높은 공연이 울산에서도 마련돼 정말 뿌듯하다"고 전했다. 

 김수빈기자 usksb@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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